건설사 해외실적 관리 '구멍'

대부분 서류 검증에만 의존… '공사 부풀리기' 부추겨 충남청, 브로커 등 2명 입건

충남경찰이 건설사와 브로커 간 이뤄진 해외실적 부풀리기 정황에 대해 수사를 벌이는 가운데 이같은 행태는 허술한 해외실적 관리실태와 국내와 판이한 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건설사가 관급공사 등에 입찰 시 시공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국내 및 해외 공사실적을 제출한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국내 실적은 국토부로부터 위탁받은 대한건설협회가 관리하고, 해외 실적은 해외건설협회가 맡아 관리한다. 국토부는 두 기관의 감독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력 부족 및 현실적인 문제로 국내 실적과 달리 해외 실적 부분은 대부분 서류로 검증절차가 진행된다.

외국에 직접 직원을 파견해 실제 공사수주 사실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국내와 현지 제도가 상이한 것도 해외실적 부풀리기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예컨대 하도급 업체가 재하청을 주는 사례의 경우 우리나라는 금지하고 있는데 외국에서는 이같은 행위가 합법으로 인정받는 곳도 있다는 게 경찰과 건설사들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와 다른 해외 현지 사정은 물론 국내 업체들이 워낙 전 세계 곳곳에서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해외 실적을 정확히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지역 건설업체 해외공사 실적을 조작해준 브로커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2009년 12월 말까지 해외에 있는 모 건설업체 대표와 짜고 국외 공사에 국내 하도급업체를 끼워넣는 수법으로 해외공사 실적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A씨로부터 돈을 받고 건설공사 실적 증명서를 발급해준 해외건설협회 직원 B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강제일·이희택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