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창 대전시 방재과장 |
올해는 11월 7일로 옛 사람들은 입동기간을 3후(候)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물이 얼기 시작하고 중후(中候)엔 땅이 처음으로 얼어붙으며 말후(末候)엔 꿩이 드물어지고 조개가 잡힌다고 하였다.
이때쯤이면 가을걷이도 끝나고 바쁜 일손을 털고 한숨을 돌리며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고사를 지내고 이웃끼리 나누어 먹으며 김장을 담가 본격적으로 겨울 준비에 들어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오면 어김없이 살을 외는 동장군과 함께 흰눈이 내릴 것이다.
흰눈이 소복이 쌓이면 동구 밖에 나가 검둥이와 함께 친구들과 어울려 눈싸움과 눈사람을 만들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꿈을 키우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흰눈이 온천지를 하얗게 덮으면 낭만과 추억을 연상하던 어린시절의 눈이 어느 때부터인지 이제는 이상 기온으로 인해 재난으로 분류되어 차량사고는 물론이고 눈길에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은 환자가 병원에 북새통을 이루고 비닐하우스시설 피해등 시민생활에 적지 않은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겨울 중국에서 50년만의 폭설과 유럽에서 60㎝의 폭설과 한파로 80여명이 사망 했는가 하면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태풍 곤파스로 인근 충남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또 추석때 수도권에 기습적인 폭우로 많은 이재민과 재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최근 8년 만에 10월 기온이 최저로 내려가 가을 한파가 오는가 하면 올 겨울은 12월에 혹한이 일찍 찾아오고 많은 폭설이 내릴 것이라는 기상 예보도 있다.
이에 대전시에서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11억 7000여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탑제형 자동살포기와 부착형 제설기, 언덕길에 자동염수 분사장치, 그리고 인도용 제설기 까지 총 5종 55대의 현대식 제설 장비를 구입하고 폭설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또한 대전시와 5개구, 그리고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도로 구간을 책임 분담하여 적설량에 따라 기동반을 편성하고 제설 취약지와 오지노선 담당자 지정, 주민 자율제설대를 편성해 눈치우기 계획도 세부적으로 수립, 추진해 나아갈 예정이다.
그러나 방대한 면적에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도로를 완벽하게 눈을 치우고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 옛날 눈이 소복이 내리면 언덕길에 연탄재를 깨어 뿌려주던 할머니의 따뜻하고 고마운 시민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기도 한다.
바로 내 집 앞, 내 점포 앞에 쌓인 눈을 시민 스스로가 치우는 일이다. 내 점포를 이용하는 고객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내 집 앞을 지나다니는 사랑스런 이웃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눈을 치우는 시민 정신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자 자원봉사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신중심도시' 시민이 해야 할 몫과 일은 그리 멀고 어려운 곳에서 찾을 일이 아니다.
진정으로 선진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가까이에서 눈이 내릴 때 내 집 앞, 내 점포 앞에 쌓인 눈을 치우는 작지만 따뜻한 마음이 바로 선진시민의 기본 소양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이제 눈 내리는 겨울이 오면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시민 모두가 내 집 앞, 내 점포 앞에 쌓인 눈을 스스로 치우는 시민 정신을 발휘하여 '대한민국의 신중심도시', '자원봉사 최고 도시'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진정한 주인공이 되어 줄 것을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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