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명의 여성 단원들이 만드는 하모니는 그동안 복지관, 교도소, 자선바자회 등 곳곳에서 공연되면서 주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줬다.
▲ 지난 2일 대전평송청소년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제20회 정기공연을 펼친 소리새 합창단. |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 밭에 앉지 마라 녹두 꽃이 떨어지면 청포 장수 울고 간다.'
지난 2일 정기공연을 몇 시간 앞둔 오후 1시, 소리새여성합창단원들은 공연 전 마지막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단원 29명이 허리를 곧게 펴고 무대에 서 지휘자의 손짓에 따라 울리는 목소리는 금새 공연장 전체에 퍼졌고 순수 아마추어로 구성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고른 음색이었다.
단원 중에는 음악을 전공한 이도 있지만, 공인회계사, 보험설계사 등 직업적으로 음악과 거리가 있는 이들도 있어 감동은 더했다.
소리새여성합창단 지휘자 강명희씨는 “단원 중에는 전업주부에서 보험설계사, 사업가까지 다양한데, 노래를 하고 싶다는 열정으로 뭉쳐 개성 있지만 조화로운 음색을 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해에도 몇 번씩 무대에 오르고 그때마다 호흡을 맞추지만 어떤 땐 가사조차 떠오르지 않는 게 무대다. 그만큼 사전 연습도 철저하다. 일주일에 두 번 2시간씩 연습을 하고 정기공연이 계획되면 더 조화된 목소리를 위해 연습 강도는 높아진다.
1999년에는 전국합창경연대회 대통령상과 2009년 휘센합창경연대회 결선 동상 등 26건의 수상 경험은 합창단의 깊은 역사만큼이나 실력이 있음을 상징한다.
우여곡절도 여러번 거쳤다. 금전적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민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겠다는 열정으로 모였지만, 마땅한 연습장소가 없었다. 지난 2002년 현 서구청사 지하에 연습장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음침한 민방위훈련장을 전전했다. 또 각종 전국대회와 행사에 참가해 서구청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경비 예산마저 삭감되기 일쑤였다. 하는 일도 다르고 3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개성도 강해 이들의 목소리를 모아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 등 화음을 만드는 일도 쉽지 않았다.
지금은 서구청에서 소리새합창단에 지하 연습실을 마련해주고 연간 2200여만원의 운영실비를 지원하고 있다.
송경숙 단무장은 “합창단 연습은 개인적 기량보다 다른사람과 자신의 목소리를 더 잘 어울릴 수 있게 반복하는 과정”이라며 “그래서 합창을 통해 양보와 배려를 배우게 된다”고 했다.
소리새합창단은 지역 무대에 서는 것 뿐만 아니라 지난 2004년 한·일합창교류회에 참가했던 것처럼 국제무대에 다시금 서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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