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후손·진실위 노력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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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후손·진실위 노력 합작품

■ '서천 판교 사건' 어떻게 조사했나

  • 승인 2010-11-01 17:56
  • 신문게재 2010-11-02 1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속보>='서천 판교 사건'이 60년 만에 진실이 규명되기까지는 피해자 유족과 후손은 물론 진실화해위원회의 각고의 노력이 바탕이 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유가족은 모두 17명. 피해 사실에 대해 진실규명은 고사하고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았던 이들은 1990년대 후반 때부터 뜻을 모아 진실규명에 나섰다.

서천군청 또는 행자부(현 행안부)에 줄기차게 역사적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정치권에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렇지만 과거사 진실을 밝혀낸다는 것이 부담이 따랐던 당시에는 메아리에 그칠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다 정권이 바뀌고 진실화해위가 구성되면서 진실규명 작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유가족 대표 이재명(42)씨는 “오래전부터 부친을 중심으로 유가족이 규합해 지역에서 진실규명 노력을 해 왔고 부친이 돌아가시고 나서 2년 전부터는 내가 대표를 맡아 활동해 왔다”며 “얼마 전 진실규명 통지서를 받고 매우 기뻤다”고 회상했다.

이씨의 조모 조애죽씨는 36살이던 판교 장터에 갔다가 미군 전투기 폭격으로 숨졌고 이번에 희생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진실화해위의 끈질긴 조사도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데 큰 힘이 됐다.

2007년 5월부터 올 4월 26일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신청인 17명을 직접 찾아다니며 진술조서를 받았다.

사건 발생 당시 전황과 사건 경위, 희생규모 및 신원 등이 중점 조사 내용이었다.

같은 기간 폭격 장면을 목격했던 마을 주민 등 참고인 21명의 진술도 확보했으며, 미군의 한국전쟁 기록까지 샅샅이 뒤지고 폭격 현장을 발이 닳도록 다녔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진실화해위는 미군이 국제인도법 원칙 중 군사적 필요와 비례의 원칙을 무시한 행동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함께 당시 정황, 참고인 진술 신빙성, 제적부 기록 등을 근거로 진실규명 대상자 17명 가운데 15명을 희생자로 공식 확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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