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에 밝혀진 '서천 판교 학살'

  • 사회/교육
  • 미담

60년만에 밝혀진 '서천 판교 학살'

1950년 9월 10일 판교장터, 美전투기 기총사격 민간인 100명 사살 진실화해위 조사결과 본보 단독 입수

  • 승인 2010-10-31 14:57
  • 신문게재 2010-11-01 1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투기의 무차별 폭격으로 지역민 100여 명이 사살된 것으로 알려진 '서천 판교 사건'의 진실이 60년 만에 밝혀졌다.

▲ 제67전폭대대 임무보고서
▲ 제67전폭대대 임무보고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조남상씨 아들 조희연씨 등 당시 피해자 후손 등 17명이 신청한 '서천 판교 사건'에 대해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본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이같은 내용의 진실화해위 조사결과서에 따르면 이 사건은 1950년 9월 10일 서천군 판교면 판교리에서 발생했다.

미군 전투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임시 장터가 열렸던 판교초등학교(현 서천 사랑병원) 부근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기총사격을 가했다. 진실화해위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희생자는 조남상씨(당시 44세) 등 15명이며, 실제로는 100여 명으로 추정했다.

가해부대 실체도 드러났다.

진실화해위가 미군 문서를 확인한 결과 폭격을 퍼부은 부대는 미 제18전폭단 소속 제67전폭대대로 전투기는 F-51 2대다.

이 기록에는 “BR9305 지역(서천군 판교면) 다리 상판 5개 중 1개를 반파했으며… 적 보급품으로 의심되는 것에 기총소사 결과 안 좋았음… 판교 동쪽으로 가서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장면 목격 기총소사로 약 100명 사살했다”고 명시돼 있다.

미군 기록에 적힌 사살자 숫자는 진실화해위 추정치와 일치한다.

진실화해위는 진실규명 보고서에서 “미군 폭격이 마을에 적 존재가 의심돼 공격한 것이라 해도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사전 보호조치나 민간시설과 군사시설을 구별하려는 충분한 주의도 기울이지 않은 채 민간인 활동지역인 시장을 공격한 것으로 비례의 원칙(the Principle of Proportionality)을 넘어서는 과도한 조치로 간주된다”고 적었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서천 판교 사건의 진실이 규명돼 행안부 권고사항처리기획단에 이에 상응하는 후속조치를 권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희생된 조남상씨 증손자 조현준(35)씨는 “감개무량하며 진실을 밝혀준 국가에 고맙다”며 “60년 만에 진실이 규명돼 후손으로서 증조부에게 도리를 다한 것이 기쁘다”며 감격해 했다./강제일 기자 kangjeil@

▲주요내용
6번 목표물 공격 임무를 받음. 목표물을 폭탄과 로켓으로 공격했음. BR9305 지역(충남 서천군 판교면)의 다리 상판 5개 중 1개를 반파. 그 후 남서쪽 인돈리로 이동 후 적 보급품으로 의심되는 것에 기총소사. 결과 안 좋았음. 판교 동쪽으로 가서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장면 목격. 기총소사로 약 100명 사살. 목표물 이동해 마산 경유 K-9(부산)으로 귀대함. 목표물 위에 머문 시간 11:30-11:4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5.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