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섭 정치팀 |
그는 나아가 도민정상회의에 대해 '지방의회를 유린한 포퓰리즘', '코드정치', '위험한 정치실험' 등 거침없는 표현을 써가며 안희정 지사를 몰아붙였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이 더욱 주목을 끈 것은 그간 그가 보여 온 행보 때문이었다. 그는 알게모르게 '의회 내 저격수'로 회자될 만큼, 그간에도 줄곧 안 지사를 향해 날을 세워온 바 있다. 도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도의원이 지사를 비판하는 것에 토를 달 이유는 없다. 오히려 박수를 보낼 일이다.
그러나 이날 그의 발언에는 다소 해괴한(?) 논리가 숨어있었다.
김 의원은 발언 모두에 자신이 속한 도의회 농수산경제위가 도내 백수피해 현장을 방문하는 날, 도지사가 도민정상회의라는 '해괴한 일'을 벌인 것이 피해 농민의 절규를 외면한 처사라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지사가 도민의 아픔을 함께해야 한다는 논리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도민정상회의를 갖다 붙여 경중을 논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좀 더 본질적으로, 도민정상회의가 의회를 무시하는 발상이라는 주장과 직접민주주의는 곧 포퓰리즘이라는 등식은 어떤 논리에 근거한 것인지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다.
충남도가 전국 최초로 시도한 도민정상회의는 주민참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시험대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시행착오야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의미 자체를 폄하하거나 '위험한 실험'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대의기관을 자처하는 의회 스스로가 민의를 외면하는 처사로 비춰지지는 않을지 고민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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