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주전자(主專自)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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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주전자(主專自) 정신

[수요광장]이상진 충청체신청장

  • 승인 2010-10-26 14:26
  • 신문게재 2010-10-27 21면
  • 이상진 충청체신청장이상진 충청체신청장
충청체신청은 대전 및 충남·북지역의 425개 우체국과 6000명의 직원을 관할한다. 우체국은 소포·택배 등 우편, 우체국예금·보험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 기업으로, 구성원도 사업내용에 걸맞게 집배원·계리원 등 기능직, 일반직 공무원과 보험관리사 같은 계약직 민간인으로 다양하다. 필자는 공무원 조직이지만 다양한 우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형태인 충청체신청의 직원들에게 主人의식, 專門家의식, 自負心의 '주전자'정신을 갖추자고 강조한다.

▲ 이상진 충청체신청장
▲ 이상진 충청체신청장
주인의식은 조직의 미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이를 주도적으로 파헤쳐 나갈 때 생겨난다. 우편사업은 대한통운ㆍDHL 같은 물류업체와, 금융사업은 신한은행 등 은행과 삼성생명 등 보험회사와 경쟁하고 있어 사업여건이 만만하지 않고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우편서비스는 수익성은 낮지만 이틀 이내 배달 등 서비스 수준은 세계 어느 나라 우체국에 뒤지지 않는다. 또한 우편·우체국예금·우체국보험은 각각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지 몰라도, 세 가지 서비스가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세계 시장에 진출할 때 국내 개별 민간 물류나 금융기업이 가질 수 없는 큰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정확한 비전과 의지만 수반되면 수년 내에 한국 우정사업이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성장국가와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처럼 우체국에도 위와 같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우체국 종사원이 자발적·주도적으로 제대로 된 상황인식을 하고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인의식 제고 차원에서 충청체신청 소속 34개 총괄우체국장들은 'CEO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CEO미션은 총괄우체국장들이 조직의 장으로서 우편과 금융사업의 목표관리와 통상적인 사업운영 이외에, 개인적으로 고객만족제고, 법인마케팅, 우편소통품질 제고 등 어느 한 분야에서 달성목표를 세우고 부하 직원의 도움이 없이 집행하는 것이다. 조직의 장이 직접 행하는 액션은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막힌 물꼬를 뚫어주고, 솔선수범함으로써 부하 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이 미션의 의의가 있다.

전문가의식은 관행적이고 반복적인 업무수행을 벗어나 업무지식을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아웃라이어』라는 책은 '일만시간의 성공법칙'을 주장한다. 어느 한 분야에서 만 시간의 노력(서양인 기준으로 약 10년)은 적절한 시기와 기회가 왔을 때 큰 성공의 자양분이 되며,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아이폰의 스티브 잡스라고 한다.

충청체신청은 올해로 경영평가 4년 연속 최우수 체신청으로 이에 걸맞게 대부분 직원들은 누구 못지않게 끈기 있고 성실하다. 하지만, 오랜 역사와 관행이 누적되다 보니 맡은 업무에 대해 의문을 갖고,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미흡하다. 또한 업무관련 자격증 획득 등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도 부족한 것 같다. 이에 충청체신청은 직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자격증 획득 독려, 우수 기관 벤치마킹, 정보의 공동 축적과 활용, 보수교육을 제공하고 있거나 실시할 예정이다.

자부심은 자신과 직장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긍심을 가질 때 생겨난다. 일부 우체국 직원의 경우 직장에 대해 정확한 인식이 없어 낮은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우체국고객이나 일반 국민도 우체국 직원에 대해 함부로 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우체국직원으로 일하는 것은 다른 직장에 비해 상당히 좋은 편으로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정년·보수 측면에서 직업 안정성이 높고, 조직의 분위기가 살벌하지 않고 따뜻하며 동료애가 넘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노력에 따라 예금보험 수당도 받을 수 있는 조직은 흔하지 않다. 겸손하지만 자신과 직장에 대한 긍지를 가진다면 마음의 여유가 생겨 고객에게도 더욱 친절할 수 있고, 고객도 자부심이 높은 우체국 직원에 대한 처신도 달라질 것이다.

주전자 정신은 우체국 종사원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이나 조직에도 필요하다고 본다. “깨어 있는 자만이 세상을 볼 수 있고, 꿈꾸는 자만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는 것이 필자의 모토다. 마음의 주전자를 '주전자'정신으로 채우고 글로벌 한국우정의 꿈을 실현해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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