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석]문화의 세대 차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이석]문화의 세대 차이

[문화초대석]김이석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

  • 승인 2010-10-24 13:11
  • 신문게재 2010-10-25 20면
  • 김이석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김이석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
요즘 아이돌 스타들의 음악과 패션, 오락프로그램에서의 대화 등을 보면 기성세대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 아니 도저히 이해도 용납도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 간에는 이해의 소통보다는 세대 차이라는 단어로 묵인하는 수준에서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소통보다는 서로의 단절을 불러오는 사회가 되었다. 마치 세대 간 문화의 상호 불가침 조항 같은 것이 묵시적으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 김이석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
▲ 김이석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
기원전 5세기경의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젊은이들은 사치를 너무 좋아한다. 그들은 버릇이 없고 권위를 무시한다. 그들은 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교훈 대신 잡담을 좋아한다.” 2500년 전의 말인데도 오늘날의 신세대를 향해 어느 기성세대가 던져도 크게 이상할 게 없을 정도다.

우리가 흔히 쓰는 세대 차이가 이미 오랜 과거 사회에서도 중요한 화두가 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세대 차이란 말 자체는 기성세대 보다는 젊은 세대가, 젊은 세대보다는 어린 청소년 순으로 그 쓰임의 빈도가 훨씬 많아진다.

역으로 기성세대는 “내가 저 만할 땐 저러지 않았는데…”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거나 자주 되뇐다. 두 가지 의미가 모두 사고방식의 차이, 가치 기준의 차이 등을 말하는 것인데, 이러한 가치관은 곧 다른 문화를 생성하는 결과를 만든다. 신세대 문화, 기성세대의 문화로 나누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중요하게도 우리는 각자가 이러한 용어의 사용자이면서도 동시에 대상자라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적용에 대한 대상이 '나'에 대한 '너'가 아니라, '너'에 대한 '나'로 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 모두가 한 사회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각자의 가치관에 의한 판단 때문에, 자신은 마치 전혀 다른 별종의 사회 구성원인 것 같은 괴리에 빠진 모습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성세대가 '철이야! 영희야 놀자!' 라는 공동체의 사회적 문화 형태 속에 놀이 문화가 이루어지던 세대와, 오늘날 컴퓨터나 게임팩, 스마트폰, MP3 등으로 즐기는 청소년 문화 속의 문화는 현저히 달라져 있는 것이다. 그 옛날의 개념적 '철이' 혹은 '영희'가 자기 놀이의 방해 대상으로 떠오른 오늘날의 새로운 가치관을 어른들은 어떤 형태로 이해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오늘날의 청소년의 사회적 문화 형태가 그렇게 개별적이고 자기적인 것을 전체사회의 변천과 더불어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의 철학이나 과학에서는 “일정한 구성원체 내에서 공유되는 가치관은 다른 구성원체의 가치관과 비교되거나 적용될 수 없으며, 다른 구성체로 가면 다르게 이해되거나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곧 세대간의 구성체에 대한 가치관의 이해를 자기의 가치관 혹은 자기가 구성되어 있는 구성체의 가치관으로 다른 구성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곧 상대의 가치관속에 들어가서 판단해야만 상호 가치관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눈높이 교육처럼 단순히 눈높이를 맞추어 보는 것으로 소통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눈높이에서 보더라도 보이는 실상의 해석적 가치관이 다르면 서로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가치관의 선 이해 속에서 같은 눈높이를 맞추어 바라보는 것이 소통의 우선적 과제인 것이다.

따라서 문화간의 세대 차이는 열린 인식의 구조로 서로의 가치관 사이에 인정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트로트 세대와 랩댄스 뮤직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 서양음악과 한국 음악에서, 대중문화와 예술문화 사이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이 윤리적인지 서로의 공유체 간의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열린 가치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그럴 때 문화간의 세대 차이라는 이질적 문화가 아닌 공유하는 진정한 문화가 있게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5.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