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21일 대전 시립미술관장에 지역 미술인으로 활동하는 이종협(56)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총감독을, 앞서 지난 5일에는 대전 예술의 전당 관장에 임해경 교수(충남대 관현악과)를 각각 선정했다.
그동안 지역의 주요 문화예술기관 수장들은 상당수가 타 지역 출신들로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리를 지켜왔지만 잇따라 중도 하차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의 벽에 한계를 드러내 왔다.
이에 따라 이번에 선정된 두 기관의 신임 관장은 모두 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역 문화예술계는 수장들의 잇따른 중도 사퇴로 제역할을 다하지 못함에 따라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 지역 출신 인사가 드물었던 만큼 일부 기관만이라도 지역 인사가 수장을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문화예술의 불모지라고도 일컬어지는 지역에서 활력소를 불어 넣어 새로운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임 관장은 최초의 지역 출신 선임이자 여성이라는 점, 이 관장은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통해 지역 미술계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타 지역 인사가 아닌 지역 인사가 관장에 선정돼 기대가 크다”라며 “지역 출신으로서 인맥적인 환경과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수장이 선정되는 과정에서 정치적 논리에 따라 사전에 내정설이 나돌았고 잡음까지 발생한 점 등을 들어 일각에서는 우려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역의 문화예술계 양대 수장으로서 현장 실무능력이 검증되지 않은데다가 시 고위직의 측근이라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지켜보겠다는 시각인 것이다.
더욱이 시립미술관장 채용의 경우 공모시작 전부터 후보자들이 외국어 자격 논란에 휩싸였고, 이후 심사위원간 의견이 엇갈려 공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회를 재구성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는 등 선정 과정에 대한 잡음과 의혹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전당 관장과 미술관 관장 모두 공모 시작 전부터 내정설이 파다하게 나돌았고 결국 내정설에 오르내리던 인사들이 선정됐다”며 “절차상으로는 공모를 했지만 선정 과정에서 정치적 의도가 섞여있는 것 같아 이들이 지역 문화예술을 제대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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