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호반 끌어안 듯 일렁이는 황금물결… '한폭의 수채화'

푸른호반 끌어안 듯 일렁이는 황금물결… '한폭의 수채화'

14. 대청호반길(하)

  • 승인 2010-10-21 14:09
  • 신문게재 2010-10-22 1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 코스 구성

▲제3-1코스 노고산성 해맞이길

찬샘마을회관(출발)~쇠점고개(20분)~노고산성(45분)~찬샘정(1시간 25분)~성황당고개~찬샘마을회관(1시간40분)

▲제3-2코스 청남대 조말길

찬샘마을 회관(출발)~쇠점고개(20분)~노고산성(45분)~찬샘정(1시간 25분)~성황당 고개~성치산성(2시간 25분)~부수동반환점(3시간 20분)~군부대터(4시간)~산성이정표(4시간 10분)~찬샘마을회관(4시간 30분)

버스: 60번(대전역~판암역~금성마을~추동~직동, 80분 간격), 71번.

식당:찬샘마을 주변에 백숙과 오리탕을 전문으로 하는 찬샘가든과 동구가든이 있다.


▲제3-1코스 '노고산성 해맞이길'

대청호반 해맞이길(3-1코스)은 백제시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노고산성을 지나 시원한 샘물이 솟았다는 찬샘정까지 이르는 1시간 30분 정도의 대청호가 가장 잘 보이는 길이다.

농촌체험마을인 동구 직동의 찬샘마을에서 출발해 이곳 농촌마을의 골목길을 지나 노고산에 이르는 산길이 보이면서 본격적인 대청호반길 3-1코스가 시작된다.

낙엽이 쌓인 흙길은 도시에서 만나는 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걸음을 부드럽게 한다. 쭉쭉 곧게 뻗은 소나무 숲 샛길을 지나면서 상쾌한 나무 향이 코를 스쳐간다.

등산길에 가까운 노고산길을 오르다보면 둘레 길을 표시하는 이정표가 나오고 밑에는 돌무더기가 나온다.

예전에 이 고개를 넘던 사람들이 돌 하나씩 던져 올렸던 게 쌓여 서낭당으로 불린다고 한다.

노고산성으로 도착하기 전 쇠점고개를 지나게 되는 데 예전에 이곳이 쇠가 나고 금 광산이 있던 곳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광산과 대장간의 흔적이 일부 남아있다.

또 노고산성에 향하는 이 길은 한편에는 마을이 보이고 다른 편에는 대청호가 내려 보이는 걷기에 편안한 평탄한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찬샘마을을 출발해 45분 정도 지나면 노고산성을 만날 수 있다.

노고 산성은 백제시대 신라군에 맞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마지막까지 저항하며 죽어간 병사의 피가 내를 이뤘다 하여 피골이라는 지명까지 생겼다.

지금은 산성 일부만 남아 옛날의 모습을 흔적으로 추정하는 정도다. 노고산성에 올라 내려다보는 대청호는 환상적이다.

우람한 산줄기와 잔잔한 대청호가 이루는 대조적 풍경은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이곳에서 대청호와 멀리 청원, 보은, 옥천쪽 산봉우리가 모두 보이고 그 방향이 해가 뜨는 방향이라서 일출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노고산성에는 어떤 용도로 사용됐음 직한 바위를 볼 수 있다. 홈이 파인 두 개의 바위가 있는데 이는 산성에서 곡식을 빻는 방아터였다고 한다.

노고산성을 뒤로 다시 내리막이 시작되는데 중간 중간 경사가 급한 길을 만나기도 한다.

쭉쭉 뻗어 올라간 소나무 숲 사이에 난 길은 보는 이의 시각적으로도 편안함을 준다.

대청호의 푸른 호수가 보이는 이곳 호반길을 걷다 보면 3-1코스가 왜 해맞이 코스로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다.

걸음을 옮기다 보면 내리막 끝에 대청호를 한눈에 내려보는 정자 찬샘정 만나게 된다.

사계절 시원한 샘물이 솟았다 하여 찬샘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곳에서도 대청호를 가까이 볼 수 있는데 많은 사람이 사진을 즐겨 찍는 명소가 됐다.

▲제3-2코스 '청남대조망길'

대청호반길 3-2코스는 대청호뿐만 아니라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를 조망할 수 있는 호젓한 코스다.

찬샘정에서 성치산성에 이르는 코스는 약 4시간 30분 정도 걸리지만 3-1해맞이코스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성치산성길에서 출발하면 2시간 30분 정도면 왕복할 수 있다.

찬샘마을에서 직동마을로 향하는 포장된 길을 타고 10분 정도 오르면 성치산성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성치산성 방향으로 향하면 본격적인 호반길이 시작된다.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높게 자란 나무 사이로 운치 있게 이어진다.

소복이 쌓인 나뭇잎 덕에 3-2 호반길은 오래 걸어도 피곤하지 않다. 또 이곳에는 산의 임도처럼 포장되지 않은 길이 나 있어 몇 사람이 함께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성치산성에 이르는 길에는 옛 공수부대가 있던 군부대터가 흔적으로 남아있다. 대청호가 가까운 이곳은 비교적 산이 깊어 걷는 와중에 꿩이나 고라니 등 야생 동물이 보이기도 한다.

마을 뒷산에 오르듯 완만한 경사의 호반길은 걷기에 무리가 없다. 가을을 맞아 잎이 떨어진 게 가을이 온 것 같다.

기념물 제29호로 지정된 성치산성은 석축산성으로 지금은 돌무더기만 확인할 수 있는 상태로 흔적만 남아있다. 이곳에 올라 대청댐을 조망할 수 있다. 1시간여 걸으며 쌓였던 피로를 넓게 펼쳐진 대청호를 보며 날릴 수 있다. 대청호 너머 산자락 사이 대통령의 별장으로 사용됐던 청남대까지 보인다.

돌아오는 길은 대청호까지 이어진 폭 2m의 임도를 통해 한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대청호가 보이는 양지바른 곳에서는 주민들이 일구는 포도밭이며 밤나무 등 농촌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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