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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한순중 대전예총 사무처장

  • 승인 2010-10-17 13:23
  • 신문게재 2010-10-18 20면
  • 한순중 대전예총 사무처장한순중 대전예총 사무처장
예전에 타임지에서 '다음 차례 것'(The Next)을 전망하는 특집에서 '다음 차례'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우리 모두'를 들며 소수의 천재가 아닌 다수의 범재들의 시대 도래를 강조한 적이 있다. 이 말은 “소수가 아무리 똑똑해도 '창밖의 덜 똑똑한 다수'에 상대가 안 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한 타임의 도서비평가인 레브 그로스먼의 말과도 일맥상통하다고 할 수 있다.

▲ 한순중 대전예총 사무처장
▲ 한순중 대전예총 사무처장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향후에는 소수의 재능 있는 이들을 위한 교육은 더 이상 우리 모두를 위한 교육위에 설 수 없으며 인간 존재로서 감성계발과 향유욕구는 사람 본연의 갈망으로 인식되어야 하고 단순히 재능과 특정계층과 연관지을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통합은 더욱더 의미를 더해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예술가나 예술적인 사람은 물질주의 사회에서는 보이지 않는 본성과 감성적 질서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다. 그 어두운 블랙홀을 기웃거리고 푹 빠져버리기도 하는 엉뚱한 자, 사회적 낙오자 같은 자들로 보여 질 수도 있지만 예술가는 새로운 문화 창조의 주된 동력이고 서로를 끌어 당겨 고양시킨다는 통섭의 매개자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들을 주목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 향후 문화시대 문화예술사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이제 예술은 정치와 경제, 사회와 교육 등 전 영역과 연계, 모든 분야의 윤활유이자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으며 희망과 환상을 끊임없이 생산시켜 우리 사회의 창조 동력을 만들고 있다. 이는 예술이 근대적 장르주의에 국한된 분야가 아니라 예술인류학, 예술심리학, 문화복지학, 문화경제학 등의 연구가 말해주고 있듯이 감성적 지성문화 전반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예술의 영역과 역할은 아주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학문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감성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인터넷을 매개로 삶의 각 분야를 통섭해 들어가고 있다.

과거 정치사회 시장의 판단 기준이 옳고 그름에서 이제는 좋고 싫음의 정서적 판단이 작용하는 시대로 문화적 진화를 이루어 가고 있듯이 이렇게 자아 성취, 행복감을 찾아서 삶의 양식을 재구성하려는 다양한 문화적 욕구는 청년, 여성층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문화와 예술이 우리 생활의 중심에서 이미 판단의 기준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예술은 잘 몰라서…” 하는 식으로는 앞으로 정치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신세대의 정치적 동력에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40·50대 민주화운동 시대 경험을 가진 세대가 옳고 그름으로 세상을 판단했다면 민주화와 산업화의 혜택을 받고 성장한 20·30대는 좋고 싫음으로 가치를 판단하는 감성적 지성의 세대로 대변되고 있다.

이는 이 세대의 정치풍향이 이념적 판단이 아니라 문화와 감성적 판단에서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흐름은 중간 사회집단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의사와 감정 표출을 좋아하는 세대를 탄생시켰고 정당이나 노조, 기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로그를 통해 독특한 생각을 개성 있고 과감하게 나타낼 수 있는 지성적 대중들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우리시대의 창조적 문화 동력은 여기서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즉각적 표현은 예산을 기껏 세워 올린 문화예술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관료적 행사는 거들떠보지도 않으며, 공간의 구속을 싫어한다.

이 시대는 민의가 통계적 사고로 파악되기보다는 직관적 정서적 사고로 파악되는, 즉 문화의 이해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앞으로 지역문화의 사활은 이런 자신만의 독특함을 나타내고 자기 창조문화를 만드는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제 지역문화예술사업도 어쩌면 청년과 여성층의 정서적 지성에 주목하고 투자 할 때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창조적 지성을 신뢰하고 여건을 조성해 주는 일이 지역문화예술의 사활이 걸린 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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