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동안 충청사업본부(충사본)가 지역은행으로서 다져온 위상과 역할 측면에 대한 지역사회의 평가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충사본 직원들에 대한 배려 문제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내부적으로 논란을 빚은 만큼 조속한 내부 수습으로 지역은행으로서의 충실한 역할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정·재계=정·재계는 독립 경영체제에 우선 비중을 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유선진당 임영호(동구) 국회의원은 “지역은행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위해 충사본의 독립 경영체제는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며 “독자적 경영권을 훼손할 경우 정치권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쿼터제를 통해 채용됐다는 이유만으로, 임금 등에서 차별받는 것도 문제 소지가 있다”며 “출신이 아니라 얼마만큼 충사본과 하나은행 경영수익에 기여하느냐가 평가의 잣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인섭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현재 충사본 경영진의 독립 경영체제 고수 방침을 적극 찬성한다”며 “지역에서 충사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이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물론, “노조의 주장대로 임금과 인사 등에서 충청도만 차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며 “현재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하면서 직원들도 다른 지역과 동일하게 대우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학계=학계에서는 특수성을 감안해 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정범구 충남대 경상대학장은 “하나은행은 합병 후 지역민의 정서에 맞는 충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지금까지 도움을 받아 발전했다”며 충사본의 정체성과 특수성을 강조했다.
정 학장은 “충사본을 타지역본부와 같은 성격과 레벨로 보는 건 조직의 역사를 몰이해한 주장”이라며 “조직에는 문화와 역사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발전한다. 통합하자는 건 안목이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나은행의 발전은 물론, 충사본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지역 연계 활동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다른 지역본부도 오히려 지역에 경영권을 맡기는 식으로 바꿔야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조의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독립 경영체제 덕분에 사업이나 지역쿼터제도 가능한 것”이라며 “임금과 인사를 통합하면서 독립 경영권을 인정해달라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임금과 인사제도를 통합하면 충사본이라는 조직 자체가 없어져야 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협상을 통해 임금이나 후생복지 등의 격차를 줄이는 게 독립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의견이다.
▲시민단체=시민단체 역시 지역은행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광진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노조의 주장도 맞지만, 경영진의 입장도 틀린 건 아니다. 우리 입장에서도 통합 경영으로, 지역 인재 채용이나 환원사업 등 간접적 지원이 줄어드는 부분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가장 좋은 건 인사권을 독립해줄 수 있고, 지역환원사업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전제되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아니면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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