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숭동 충주대 석좌교수·전 대덕대학 총장 |
손 대표에게 있어 민심이 언제나 이 날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네 인심과 민심의 흐름은 시도 때도 없이 변화하는 법이다.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도 클 수가 있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닌가?
앞으로 100일 정도의 기간은 그가 민주당 대표로서 성공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 짓는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손 대표의 정치 철학과 경륜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일으켜 민주당의 신(新) 정치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손 대표는 그만이 창출해 낼 수 있는 신 정치문화는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실현 가능한가를 명확하게 국민들에게 제시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제언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첫째, 여성들이 신바람 나고 재미있게 손학규의 신 정치문화 창출에 동참ㅐ 보람과 자긍심을 갖고 생활정치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성들에게 민주당의 문을 크게 열어야 한다는 얘기다. 여성이 생활정치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당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관련 기구와 기능을 대폭 보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젊은 여성당원이 많이 모여들 수 있는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손학규'라면 충분히 해 낼 수도 있다고 본다.
둘째, 구호가 아닌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정책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콘텐츠만 좋으면 얼마든지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실제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생활정치 콘텐츠를 개발해 제시함으로써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이 가장 관심 있고,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작업이야 말로 민주당의 시급한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 높고 먼 곳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가까운 일상의 범주, 서민과 중산층의 삶의 현장에서 그들의 공감과 감동이 발현될 수 있는 그런 알토란같은 콘텐츠를 개발해 내야 한다.
셋째, 당직 인선을 혁신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손학규의 사람'이 아닌 객관적으로 검증된 다른 진영의 사람들을 추천받아 과감하게 등용하고 활용하는 '통 큰 인사' 정책을 실시하고 또한 당의 기구를 시류의 눈높이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공개 채용의 형식으로 취업에 목매달고 있는 젊은 우수인재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하나의 좋은 변신의 계기가 될 것이다.
넷째, 낡은 정치적 이념과 민주당 안팎의 기득권 세력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진짜 '민심의 바다'에 뛰어들어 국민의 속마음을 꿰뚫어 봄으로써 그만이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강한 신뢰감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보를 표방하는 모든 정당, 시민단체 등과 연대하고 통합해야 한다. 또 지금의 한나라당으로 기울고 있는 중도보수 세력까지도 포용하고 통섭할 수 있는 대담하고 통 큰 광폭의 정치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손 대표는 스스로 “당내 조직기반이 취약함에도 대표가 된 것은 서민을 외면하는 정치를 끝내고 진정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해달라는 국민들의 뜻이 당원들을 통해 전달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원과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서민 정치를 실현하고,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백 번 옳은 말이다.
국민이, 특히 서민이 민주당에 다시 한 번 '꿈과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느냐는 앞으로 손 대표가 어떤 정치철학과 능력을 보여주는가, 특히 어떻게 리더십의 역량을 발휘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 정치문화 창출, 손학규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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