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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는 같아도 대우는 천차만별

<독립경영 13년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3. 논란의 중심에 선 임금과 인사 제도

  • 승인 2010-10-12 18:12
  • 신문게재 2010-10-13 8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1. 입사 2년차 직원 A씨는 지역쿼터제를 통해 입사했다. 하지만, 신입사원 교육 당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같은 하나은행 직원인데, 중앙 공채를 통해 뽑힌 직원과 지역쿼터제를 통해 선발된 직원이 교육을 별도로 받았기 때문이다.

두 달 가까운 교육 기간 중 중앙 공채를 통해 뽑힌 신입사원이 함께 교육받은 기간은 1주일에 불과했다. A씨는 “충청사업본부(충사본)를 다른 회사나 자회사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연봉 차이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2. 대전 출신인 B 직원은 입사 10년차 주부로, 주말부부로 살고 있다. 남편의 직장이 있는 수도권으로 자리를 옮기고 싶지만, 할 수 없다. 지역쿼터제를 통해 채용됐기 때문에 충청권을 벗어난 인사이동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B씨는 “타지역 직원들도 대전 등 충청지역으로 와야 할 사정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고려한 인사 교류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충사본 독립 경영 체제 논란의 중심에는 임금과 인사제도가 있다.

'독립 경영체제 훼손'이라는 우려에도 불구, 충사본 노조가 중앙 노조와 함께 인사·임금제도 통합 요구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하나은행 직원이면서도, 충사본이라는 이유만으로, 13년 동안 차별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진은 다르다.

1998년 출범 초 70%였던 임금 수준을 94%까지 끌어올렸고, 지역쿼터제로 지역 인재를 안정적으로 채용하면서 독립 경영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임금과 인사 차별 논란=하나은행 직원은 대다수를 차지하며 주로 영업점에 근무하는 가계금융직렬과 이들을 제외한 기타직렬 직원으로 구분된다.

가계금융직렬 소속 직원 중 충사본 직원의 임금이 다른 하나은행 직원보다 6% 정도 적다.

순수연봉(기본급+목표인센티브+중식대+하나수당)을 기준으로, 입행 3년차 충사본 직원 연봉은 2857만원대로, 다른 하나은행 직원(3039만원대)보다 적다. 5년차 역시 충사본 2991만원대, 다른 하나은행은 3182만원대, 8년차 충사본 3240만원대, 다른 하나은행 직원 3447만원대다. 직급과 직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연봉격차는 커지고, 목표인센티브도 다른 하나은행 직원은 4회, 충사본은 설과 추석명절 2회만 받는다.

인사 문제도 있다.

채용 절차에서부터 다르다. 다른 하나은행 직원은 정규직으로 채용돼 수습기간을 거치면 정식 발령이 난다. 반면, 충사본 직원은 계약직으로 채용된 후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발령받을 수 있다. 영업점 배치와 전보에서 다른 하나은행 직원들은 제한이 없지만, 충사본은 대전·충청으로 한정돼 있다.

노조는 임금과 인사제도를 지역 차별과 평등권 침해로 보고 있다. 충사본 직원이 다른 하나은행 직원과 같은 일을 함에도, 현재 근로조건과 인사제도는 차별적이라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충사본 대표가 먼저 나서서 차별 철폐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독립 경영체제를 지키면서, 인사·임금제를 통합하려면 노조와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진의 시각은 다르다.

1998년 이후 충사본에 채용된 직원은 지역쿼터제를 통해 입사했다. 지역쿼터제는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충사본만 시행하는 것으로, 하나은행 전체 직원 중 충남대 출신이 가장 많고, 한남대 출신이 세 번째 많은 것도 이 덕분이다.

경영진 측은 “지역쿼터제를 없애자는 건, 지역사회나 후배들을 간과하고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는 것”이라며 “인사이동 역시 지역쿼터제의 의미를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종덕 대표는 “이미 직원들의 요구 사항인 임금과 인사 교류 문제 대해 중앙 경영진과 합의한 부분이 있다”며 “분명한 건 임금·인사제도 통합은 결국 독립 경영체제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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