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룡 특허청 차장 |
굳이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오늘날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과거에는 정보가 소수의 지식인과 권력층에 집중되어 사회적, 경제적 우위를 점하는 하나의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으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특히 인터넷의 등장은 정보를 독점적으로 소유한다는 것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스마트폰은 그러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검색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 시대에는 정보의 양 보다는 양질의 정보를 수집해 활용하고 지식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정보(information)와 지식(knowledge)을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정보를 어떠한 상황에 대한 의사결정이나 해결 방법에 이용하게 되면 곧 지식이 된다. 이미 20세기말부터 많은 학자들은 미래사회는 지식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농업사회에서는 토지를, 산업사회에서는 공장을 소유한 사람이 부자였다면 새로운 사회에서 부를 창출하는 것은 지식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도 전통적인 재무 중심의 평가에 지식재산을 포함시켜 기업의 가치가 평가되는 시대다. 그렇다면 지식사회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와 같은 고민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지식경영(knowl edge management)이며 이를 위한 정보시스템이 지식경영시스템 또는 지식관리시스템이다.
지식경영은 재무적인 것만이 아니라 무형의 지식도 기업의 중요한 자산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기본적으로 지식은 개개인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끌어내어 축적해야만 조직의 지식으로 자산화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식경영은 개개인의 지식이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발굴해 조직 내 보편적인 지식으로 공유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문제해결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경영방식인 것이다.
정부 내에서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행정기관과 공무원이 갖고 있는 노하우, 경험, 아이디어 등 실천적 지식을 공유해 궁극적으로는 일반 국민들에게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지식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해 오고 있다. 특히 2008년에는 정부통합지식행정시스템을 구축해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다양한 업무지식을 단일 창구에서 검색, 활용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인 지식 공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는 지식재산 관리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는 특허청도 예외는 아니다. 2000년에 지식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관련조직을 구성하고 '지식 모으기 운동'을 했는가 하면, 2005년에는 연구기관과 특허청의 지식경영시스템을 연계해 열린지식 서비스를 개통하기도 했다. 지식경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정부의 지식경영은 업무매뉴얼부터 개인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업무에 유용한 각종 지식을 공유해 업무의 생산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문제해결 역량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근대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Knowledge is power)'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러나 이 명언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큰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날마다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는 인터넷 시대에는 창의적이고 차별적인 지식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이미 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켰으며 이제는 스마트폰이 촉발한 무선인터넷의 활성화로 제2의 정보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지식경영이 한때 유행하는 경영기법이 아니라 21세기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이며 선택이 아닌 필수불가결의 과제임을 다시금 기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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