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낡은 담장… 그 시간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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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낡은 담장… 그 시간의 흔적들

롯데갤러리 창작지원전 4부 조인상 '壁 The Wall' 사진전 옛 골목 시멘트벽… 그 속에 녹아있는 삶의 숨결 고스란히

  • 승인 2010-10-12 14:11
  • 신문게재 2010-10-13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롯데갤러리는 창작지원 전 4부로 14일부터 15일까지 조인상 사진전 '壁 The Wall(시간의 무늬를 덧입다)'을 갖는다. 작가가 사진 속에서 보여주고 있는 벽은 기계적이고 도시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오늘날의 시멘트벽이 아니라 이제는 점차 모두 사라져가는 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시멘트벽이다.

임자면2006 젤라틴실버프린트
임자면2006 젤라틴실버프린트
이러한 이미지는 다른 외국의 화려하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그들의 벽과는 다른 벽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러한 벽에서 방금 꾸중을 들으며 매를 맞았지만 눈물을 닦으며 다시 그 품으로 안길 수 있는 어머니와 같은 정서를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삶의 일부였던 낡고 오래된 시멘트벽들을 렌즈 안에 담아낸 조윤상은 작가 자신만의 시선으로 기록하고 있다.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고 상가나 다세대주택이 겹겹이 늘어선 오늘, 우리가 사는 주변에서 시멘트 모르타르를 입힌 담장을 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조윤상 작가의 사진 속에 담겨진 시멘트벽들은 대부분 '재개발'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가지 않고, 개발이익을 노리는 이들에게는 무가치한 즉 버려지다시피 한 서해안 중소도시나 작은 섬들에 남아 있는 것들이다. 이렇게 그가 발견해내고 뷰파인더를 통해 포장한 이미지들은 지난 시간의 흔적은 물론 그 벽에 기대어 살았던 삶의 숨결이 고스란히 쌓이고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다지 견고하지 못한 시멘트 담장은 시간이 지나면 부스러지고 떨어져 나간 곳을 다시 발라야함과 쉽게 바래 버리는 페인트도 다시 칠해야 했던 것처럼…. 특히 화면 속에서 드러나는 조 작가의 구도들은 단순히 사진으로 인화돼 우리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 외에도 밖으로 이어지는 연속된 구조와 주변의 풍경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벽과 담장의 일부분이나 세부를 보여주는 그의 흑백사진은 그렇게 그 자체로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들 추억 속 골목길로의 여행을 떠나보는 좋은 기회가 될것이다./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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