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환경도 나아졌다고 하지만 부모노릇은 갈수록 어려워지기만 한다. 부모로서 자질이 부족한 걸까. 부모노릇 하기에 대한 과외라도 받아야 하는 걸까. 아니면 세월이 달라진 탓일까. 그것도 아니면 세상 아이들이 다 이상해진 걸까.
이렇게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진 부모들에게 아동심리학을 30여 년간 연구해온 심리학자 고든 뉴펠드 박사와 의학박사 가보 마테는 부모와 아이 관계의 모든 문제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원인과 그 해법을 제시한다.
아이의 성장에서 필수적인 에너지의 전환을 위해 아이는 충분한 안정감, 충분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해야 한다. 마치 뇌가 “정말 고마워요, 그게 바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거예요, 이제 우린 발달이라는 진짜 직무와 독립적인 존재가 되는 일에 착수할 수 있어요. 연료탱크를 다 채웠으니 이제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발달 체계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성숙의 비밀은
이 최초의 급선무를 해결하고 났을 때에만 성숙해질 수 있다. 식물이 성장하려면 먼저 뿌리가 내려야 하고 그리고 나서야 열매를 맺는 것이 가능해진다. 아이들은 애착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나서야 분리된 존재로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궁극적인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독립성을 키우려면 먼저 의존의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아이가 독립하도록 도우려면 아이와의 친밀감을 유지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이 아이와 접촉하고 결합함으로써 아이가 독립할 수 있게끔 도울 수 있다. 성숙의 과정은 역설이다. 의존과 애착이 독립과 진정한 분리를 양성한다.
아이의 요구에 따라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이는 부모가 요구에 응답할 뿐이지 자발적으로 자신을 아이에게 주지는 않는다는 불확실성을 남긴다. 밑에 깔린 정서적 욕구는 충족되지 않은 채 아이의 요구만 증가할 뿐이다. 해결책은 아이가 요구하지 않는 바로 그 때 접촉을 꾀하는 것이다.
아니면 아이의 요구에 응답할 때 부모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아이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관심과 열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결국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전까지 아이들에게 친구는 필요하지 않다. 단지 애착이 필요할 뿐이다. 그리고 아이가 필요로 하는 유일한 애착은 가족과 아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들과의 애착이다. 아이들끼리 관계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어른들과의 관계를 일구어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누가 우리 아이들을 기를 것인가? 영원불멸의 대답은 우리가 아이들의 멘토요, 안내자요, 양육자요, 표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임무가 완성될 때까지 아이들의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마음껏 발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아이들을 제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필연적인 발달을 성취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말이다.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아이들의 손을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한성례 한밭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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