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인석]권력의 현실과 도덕적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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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석]권력의 현실과 도덕적 진실

[시사에세이]류인석 수필가·대전문인협회장

  • 승인 2010-10-11 14:22
  • 신문게재 2010-10-12 20면
  • 류인석 수필가·대전문인협회장류인석 수필가·대전문인협회장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최우선 욕망은 권력이다. 잃어버린 600만 표를 다시 찾겠다고 소리치는 어느 정당 대표의 외침 또한 권력욕심 때문이다. 정의나 양심도 권력으로 지배할 수 있다는 사고가 세태에 만연해있다. 권력자 주변에서 돈에 얽힌 부정비리가 꼬리 무는 것도 우연만은 아니다. 자살한 전직 대통령의 권력비리 행적이 그러했고, 아직도 사직당국의 문턱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전직 국무총리의 권력비리 행적이 그렇다. 허기야 권력 앞에선 산천초목도 떤다 하지 않았던가.

▲ 류인석 수필가·대전문인협회장
▲ 류인석 수필가·대전문인협회장
그러나 권력에 대한 세태의식은 변화하고 있다. 부당한 권력에는 서민대중들까지도 거침없이 저항하고 거부한다. '권력'이라면 무조건 군림과 추종, 지배와 복종이라는 수직적 논리가 무너지고 있다. 평등성원리에 기초하는 민주화사회에서 당연한 의식변천이다. 세습독재이념을 일방적으로 강권하고 합리화하기에 바쁜 북한 측 공산논리가 아니고서는, 권력은 당연히 상호 보완적 공평성의 논리로 전환돼야 하는 게 민주주의다.

권력이 아무리 막강해도 정당성이나 효율성이 따르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공감과 동의를 받아낼 수가 없다. 권력은 모름지기 사회적 병리와 윤리를 모두 아울러야 한다. 병리는 제거하고 윤리는 보호해야하는 게 권력의 본분이다. 권력이 다수의 의견을 무시한 채 아집과 독선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권력은 법이고, 법은 곧 정의이며, 정의는 바로 공정성과 도덕성을 보장하는 진실이다. 반드시 허상은 깨지고 진실은 드러나는 것도 권력의 정의다.

공산주의가 몰락하는 이유이고, 백년을 장담하던 좌파정권이 무너진 이유다. 요즘 북한의 세습 독재권력 승계 작업이 3대째 공식화 됐다. 그런데도 '민주화'를 그토록 외치고 있는 남한의 좌파세력들은 조용하다. 그들이 외쳐오던 '민주화'의 진정성이 무엇인지를 증거 하는 대목이다. 최근 어느 목사도 제 발로 찾아갔던 북한에서 다시 돌아왔다. '북한은 살지 못할 곳'임을 좌파추종자들 스스로가 증거 한 셈이다. 공산주의는 현실도 아니고 진실은 더더욱 아님을 종교적 양심으로 입증한 셈이다.

우리는 요즘 권력과 진실의 혼돈시대를 맞고 있다. 권력이 권력의 구실을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떼법이 큰소리치고 억지논리가 정의로 둔갑하기 일쑤다. 진실이 진실을 가리지 못하고 있으니, 정의 또한 정의의 길을 잃은 채 허우적대고 있다. 종교가 종교의 길을 일탈하고, 교육이 교육의 길을 벗어나고 있다. 순수한 지식이 권력에 오염되고, 정의의 율사들이 정치협잡에 끼어들기 예사다.

이젠 산업경제규모도 세계열강 반열에 올랐고, 국민의 생활문화수준도 다양하게 바뀌었다. 유통되는 정보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는 그동안 숱한 정치계절을 넘나들면서 권력의 현실과 도덕적 진실사이에서 많은 갈등의 굴곡을 체험했다. 억지논리가 진실과 순리를 묵살하고, 선동논리가 사회적 혼란을 조장하고 있는 사례도 수없이 체험하고 있다. 우파, 좌파의 이념논쟁에서 비롯된 국력손실은 얼마였고, 또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사회적 간접비용 손실은 얼마였던가. 진실과 현실사이에서 권력이 줏대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은 그만큼 양극성의 명암을 동반한다. 해가 뜨면 지고, 달도 차면 기우는 이치다. 집권자가 분명하게 새겨야할 교훈이다. 권력은 더 이상 군림과 지배의 동의어가 아니다. 민생을 평안하게 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다. 권력의 현실과 사회적 진실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배와 복종을 넘나드는 권력의 갈등도 바꾸어 말하면 현실과 진실차이다. 1년 뒤면 또 한 차례 선거가 다가온다. 권력을 아무에게나 쥐어줄 수 없는 유권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더구나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기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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