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
논어에 나오는 첫 구절 '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亦說乎)'라는 말씀을 다시 새롭게 음미하는 순간이었다. 이역만리 타국에 가르치는 교사에서 다시 배우는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 동료 교사들과 어울려 배우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연수 담당 안내자의 언급은 칭찬 일색이었다. 교사들의 배우려는 의지와 신념이 대단하다는 거였다. 야간에 자신들이 워크숍 할 수 있는 강의실을 빌려 달라고 하기도 하고, 외국학생들과 토의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하는 모습이 어느 연수단에서도 볼 수 없었던 요구사항이라 하면서 교사들의 공부하고자 하는 열의를 높이 샀다.
우리교육청에서는 영어교육 강화를 위해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영어교육의 질은 영어교사의 수준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어 선생님 모두가 준 원어민 정도로 상향되었으면 한다. 영어를 영어로 가르치는 수업(TEE)이 가능하도록 추진해 나가고 있다.
외국인들도 우리의 연수시스템에 놀라는 눈치였다. 교육기관에서 마음 놓고 외국에서 6개월 동안 연수를 받도록 배려해 줄 수 있는 제도에 부러움을 나타냈다. 열심히 지도하고 다시 재충전하기 위한 연수에 대한 열정은 우리가 앞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들은 교육감의 격려방문을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수업이 끝난 강의실에서 연수의 목적과 방향을 되새기는 중간평가 형식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3개월 동안 무척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쌓여 있는 듯 했다.
서산의 한 중학교에서 연수단의 반장으로 온 여교사는 만족도 100%라 했다. “한국에서는 가르치는 일에 쫓겼는데 배우는 시간이 많아서 너무 좋다. 영어 원서도 많이 읽고 있다. 발음도 세밀해 졌다. 앞으로 더 자신 있게 가르칠 것 같다. 가장 큰 수확은 영문법을 이제 영어로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교육기관을 찾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해 보고 싶다고 했다.
한 교사는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외국에 와서 실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외국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다음 주에는 가까이 있는 초등학교에 2주, 중학교에 2주 실습을 나가게 되는데 미국 학생들을 영어로 열심히 가르쳐 보고 싶다고 했다. 또 아직 시간이 부족해 리버사이드 시청 앞에 있는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만 관람했는데 곳곳의 문화체험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연수받는 교사들이 실습할 캘리포니아 주루파 교육청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이미 학생들이 한글 연습을 하고 있었다. 또박또박 쓴 서체가 한껏 정성을 담은 모습이었다. 리버사이드 시민이 존경해 세운 안창호 선생의 동상에 쓰인 '선구자, 교육자, 오렌지농장노동자, 애국자'라는 명명은 교육자나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일깨워 주는 지침이었다.
교사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망, 새로운 도전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이 있어야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밝다. 교사들이 6개월이나 가족을 떠나서도 즐겁게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고맙게 생각한다. 새로운 지식과 글로벌 마인드를 지니고 돌아와 역량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영어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교사에 있어서 연수는 생명과 같다. 새롭게 배우는 즐거움을 가져야 한다. 지속적인 자기 충전이 없이는 발전이 어렵다. 학생들이 신나게 배우고 교육고객이 만족하는 첩경은 교사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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