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레터스 투 줄리엣]50년 전 러브레터로 첫사랑 찾기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레터스 투 줄리엣]50년 전 러브레터로 첫사랑 찾기

■ 레터스 투 줄리엣 감독: 게리 위닉. 출연: 아만다 사이프리드,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 승인 2010-10-07 20:04
  • 신문게재 2010-10-08 12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
약혼자와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 소피. 소피는 줄리엣 하우스를 돌아보다가 담벼락에서 50년 동안 꽁꽁 숨겨져 있던 편지를 우연히 발견한다. 소피는 편지의 주인 클레어에게 답장을 쓰는데, 며칠 뒤 거짓말처럼 클레어와 그녀의 손자 찰리가 소피 앞에 나타난다.


‘레터스 투 줄리엣’은 사랑 찾기 영화다. 그것도 50년이나 지난 사랑이다. 구닥다리 냄새가 날 것 같다고? 천만에, 상큼하다. ‘맘마미아’에서 메릴 스트립의 딸로 나왔던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자신의 얼굴만큼 상큼 발랄하게 스토리를 이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인 이탈리아의 베로나. 중세풍의 이 도시엔 줄리엣이 살았다는 옛집이 있고, 줄리엣이 로미오가 절절한 고백을 듣던 발코니엔 줄리엣의 동상이 서있다고 한다.

이 줄리엣 동상의 가슴은 한번 만지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로 반질반질하고, 발코니 아래 벽에는 비밀스런 사랑을 고백하는 여성들의 편지로 빼곡하단다. 이 편지가 ‘줄리엣에게 보내는 편지(레터스 투 줄리엣)’인데 한해 5000통이 넘고. 베로나 시에는 이 편지에 답장을 써주는 공무원들이 있다고 한다. 이른바 ‘줄리엣의 비서들’이란다.

‘레터스…’는 50년 동안 줄리엣 하우스 담벼락에 숨겨져 있던 편지를 우연히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소피는 이 편지에 답장을 쓰는데, 거짓말처럼 편지의 주인 클레어와 그녀의 손자가 소피 앞에 나타난다. 클레어는 백발의 할머니가 됐지만 소피의 편지에 용기를 내 50년 전 헤어진 로렌조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전화번호부를 뒤져 찾아낸 비슷한 나이대의 로렌조는 모두 74명.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 식의 사랑 찾기가 시작된다.

사랑은 아름답다고 웅변이라도 하는지. 영화는 온통 아름다움으로 치장한다. 줄리엣의 발코니는 물론이고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흔적이 남아있는 시에나, 또 젤라또와 와이너리, 치즈공장 등 막 엽서에서 빠져나온 듯한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작심하고 이탈리아를 홍보해주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음악도 아름답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가슴 설레는 사랑을 가사로 담아낸 ‘러브 스토리’는 영화의 로맨스를 클라이막스로 이끌며 관객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올해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 테일러 스위프트의 명곡이다. ‘나인’의 음악감독 안드레아 구에라가 빚어낸 보석 같은 음악들도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풍광보다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건 할머니 클레어를 연기한 바네사 레드그레이브다. 올해 73세인 그는 얼굴과 목에 가득한 주름과 구부정한 자세에도 불구하고 아만다 사이프리드 못잖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사랑을 찾아 나선 낭만적인 할머니, 은근슬쩍 젊은이들의 사랑을 지원해주는 지혜로운 할머니는 여성이라면 꿈꿀 만한 노년의 모습이 아닐지.

그녀 때문에 올 가을엔 사랑을 고백하는 여성이 많아질지도 모르겠다. “많고 많은 소피네 집 문을 두드리고 싶니. 나처럼 50년을 기다리지 마라.”

낭만적이고 예쁘고, 웃음도 재치 있는 대사도 사랑에 빠진, 사랑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맞춤한, 가을에 딱 어울리는 영화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헤드라인 뉴스


AI디지털교과서 논란 지속, 교사들 "AIDT 사용 거부" 선언까지

AI디지털교과서 논란 지속, 교사들 "AIDT 사용 거부" 선언까지

2025년 3월 일부 학년과 과목에 도입될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디지털교과서·이하AIDT)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교사들이 AIDT 사용을 거부하고 나섰다. 11월 29일 교육부의 AIDT 채택을 앞두고 정책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9일 AIDT 거부 교사 선언을 천명하고 12월 3일까지 서명을 받는다. 시작 이틀 만에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전교조는 AIDT 도입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2025년 정책이 시작되는 데 반대하며 사용 거부, 채..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