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하나가 도시를 살리는 구겐하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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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하나가 도시를 살리는 구겐하임처럼…

③위상 정립을 위한 해결책 지역과 함께 숨쉬는 정체성 확립이 최우선 전문 관장 영입·이응노미술관 신뢰 회복을

  • 승인 2010-10-07 17:53
  • 신문게재 2010-10-08 6면
  • 박은희.박수영 기자박은희.박수영 기자
스페인 북부 해안도시 빌바오는 과거 공업도시의 쇠퇴기를 맞으며 죽은 도시로 전락했었다. 그러나 1997년 이곳에 구겐하임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세계적인 명소로 탈바꿈했다. 미술관 하나가 한 도시를 살린 것이다. 문화마케팅의 대표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빌바오 미술관은 지역 시립미술관의 나아갈 길을 대변해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지역 미술관이 한 도시를 살리기 위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미술관의 정체성 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미술계의 중론이다.

최영근 한남대 미대 교수는 “좋은 전시에는 관람객이 끌리기 마련으로 미술관은 장기적인 계획으로 체계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또 소장품도 미술관의 경쟁력인 만큼 작품 확보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교 대전미술협회장은 “지역 미술관은 지역 미술문화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지역작가들을 배제하고 지역 미술문화를 성장시킬 수 없다”며 “지역의 미술문화를 성장시킴과 함께 국제화 문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지역 미술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옥배 대전문화재단 사무처장은 “지역 미술관은 균형감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지역 미술관으로서 역할과 함께 국제적 미술 정보를 문화수용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성을 갖춘 관장 영입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윤범모 미술평론가는 “미술관 위상을 높이려면 미술관 전문 경영인을 끌어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파격적인 보수, 안정된 근무 여건 등을 조성해 미술관 전문 경영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영근 한남대 미대 교수도 “작가 출신이 관장을 맡다 보니 수장의 역할보다는 자기 발전의 발판으로만 삼으려는 우려를 낳고 있다”며 “관장은 사명감이 투철한 사람으로 책임감과 도덕성 등도 인정을 받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응노미술관에 대해서는 미술관의 독립성, 관장의 위치, 명예관장과 신뢰 회복 등이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윤범모 미술평론가는 “이응노미술관이 시립미술관 산하기관처럼 운영되는 조직체계와 학예실장격의 관장 위치는 미술관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시는 명예관장에게 작품 기증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작품이 기증될 수 있는 여건 마련부터 선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병방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최근 전시된 작품의 외부 판매와 관련해 “논란의 소지가 없어지기 위해서는 당초 계약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파악한 후 이야기될 문제”라며 “지자체와 명예관장과의 협약서를 명확히 한 뒤에 이에 따라 움직이면 논란의 소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응노 화백에 대한 작품 세계에 대한 연구력 강화도 보완돼야 할 사항이다. 이지호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은 “이응노 화백은 국제 화단에서 인정받는 화가로 가치가 높아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가 우선시 돼야 한다”며 “그간 기증 작에 대한 연구결과를 평가하고 연차적인 연구계획을 수립해 미술관의 정체성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

/박은희·박수영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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