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석구 금산소방서장 |
이렇게 많은 화재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40%가 넘고 있다는 것은, 사회구성원의 안전의식불감증이 무시해선 안 될 수준이라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안전불감증은 개개인의 마음가짐을 바로 함으로써 개선될 수 있는 것으로, 적절한 대비와 화재 사고 발생시 대처요령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도모한 '빨리 빨리'라는 삶의 방식과 모 프로그램에서 유행어로 나왔던 '나만 아니면 돼'하는 개인주의로 만연돼 있다. 이로 인해 '급하니까 어쩔 수 없어', '나 하나쯤이야', '나랑 뭔 상관이야' 하는 의식들이 뇌리에 깊숙이 박혀있어 이를 고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안전불감증을 마음가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로 바라본다면 또 다시 부주의를 방치하는 결과밖에 나오질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할까? 그것은 바로 교육이다. 교육을 통해 자연스레 안전을 배제하지 않는 사고를 국민 모두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교육은 한국소방안전협회에서 주관하는 방화관리자 및 위험물안전관리자에 대한 강습과 실무교육, 어린이 소방안전교육 이외에 교육과학기술부와 소방방재청 산하 여러 관계기관과의 밀접한 교류로 이루어진 내실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TV프로그램 스펀지2.0에서 소개된 CPR송처럼 알면 유익한 소방동요가 많은데, 이것을 1년에 두 곡 정도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소개한다면 어려서부터 소방안전 상식과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광고를 통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과 캠페인을 통한 교육홍보는 그 시기와 접근성의 한계가 있어 국민 모두에게 전파되긴 어렵다. 그렇지만 인터넷이나 방송매체 등을 통한 교육은 어느 연령에게든 효율적인 적파가 가능하다. 주위에서 접하기 쉽고 이해하기 용이하게 제작·유포된 TV, 라디오, 잡지, 신문, 극장, 지하철 등의 공익광고협의회 광고가 그 예다.
이렇듯 접근성이 좋은 광고를 통해 부주의로 인한 화재나 안전사고 문제를 부각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소방관련 문제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주의 의식이 반영되어 화재발생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도 좀 더 성숙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화재와의 전쟁'이라는 타이틀로 화재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소방관들은 발에 땀이 나도록 노력하고 있다.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도 문제가 되지만, 그보다 화재로 인해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게다가 부주의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그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방관들의 노력이 온전히 전해지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함께 하는 화재 예방, 함께 사는 밝은 내일'이라는 문구 하나쯤은 국민들의 가슴에 새길 수 있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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