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영 SK텔레콤 중부마케팅본부장 |
참고로 1995년에 처음 시작한 국내 TV홈쇼핑의 경우 4조원 이상의 거래 실적을 보이며, 인도와 중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인터넷쇼핑의 경우 2009년말 21조원의 외형을 보이며 유통 채널중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을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의 코쿠닝이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이 강한 칩거은둔형이었다면, 현재의 코쿠닝은 좀더 개방적이고 능동적이며 개인화된 관계포설형이다. 눈부시게 진화하는 IT기술과 광속으로 빨라지는 인터넷의 속도, 그리고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인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버전 2.0의 코쿠닝, 즉 '사이버 코쿠닝'이라는 새로운 양태가 확연히 보이고 있다.
이미 총 국민수를 넘어선(보편성) 이동전화 가입자들은 문자 그대로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밀착성) 휴대폰을 통해 무언가에 연결되어 있다(접속성). 단순한 이동전화의 통화에서부터 요즈음의 대세인 SNS(인맥구축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인 싸이월드, 트위터, 미투데이 등을 통해 유사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이들과 연결돼 있는 것이다. 기존의 코쿠닝이 남의 간섭이나 참여를 부담스러워 하는데 비해, 사이버 코쿠닝은 오히려 끊임없이 자신의 의견을 보내고 남의 생각을 듣고자 하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실제 누에가 자신의 가느다란 실을 방출해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고 칩거를 위한 보호막을 만드는데 반해 사이버 누에는 자신의 실을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연결시켜 촘촘하고도 빼곡한 관계의 망을 만들어 낸다. 사이버누에의 경우 얼마나 많은 관계를 만들어내고 관심사를 공유하는 가에 따라 심리적 안정을 느끼고 관심그룹에 소속되는 것이 주된 목적이 되고 있다.
팔로어들이나 일촌관계의 풍부함을 가지고 사이버 공간 상에서의 우열이 정해지고, 댓글들의 수준과 빈도수로 영향력이나 역량을 평가받기도 한다. 그런데 바닷물을 마시고 더 갈증을 느끼듯 사이버 코쿠닝의 문제는 끊임없는 소통의 교감들을 하면서도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데 있다. 피상적이거나 지극히 가벼운 농말들이 넘쳐나는 유희속에서 동질감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애초부터 무리가 아닐까 한다.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게 되는 존재론적 고민의 해결을 오지랖의 양(量)이 아닌 농밀함의 질(質)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쉽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넘쳐 나는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정말 필요한 것을 빨리 찾아야 하는 속도와 효율성이 중요한 덕목이 되는 상황에서 인내심과 집중력, 그리고 심사숙고하는 신중함은 점점 퇴화되어가고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사이버공간은 중력이 없는 곳이다. 자칫 익명성의 뒤에서 책임의 무게, 존재의 무게, 배려의 무게를 놓아버리게 하는 자극에 쉽게 노출되는 곳이다. 사이버공간은 흔히들 창조적인 캔버스라고 한다. 하얀 여백에 모두가 참여하는 조각 그림을 그리는 것도, 혹은 심술궂은 마음에 마구 낙서를 하는 것도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그렇지만 그 그림을 감상하고 계속 바라봐야 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다.
개인의 안전과 인간관계의 확장을 추구하는 사이버 코쿠닝이 사회를 진화하게 하는 건강한 트렌드가 되기 위해서는 진지함에 대한 고민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