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툰은 아주 작은 감정들이 비빔밥 비벼지듯 서로 모여 만들어진다는 의미의 '비빔'과 만화를 뜻하는 '툰'이 조합돼 탄생했다. 작가 특유의 과장 없는 묘사와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번득이는 유머를 끄집어내는 통찰력으로 독자들의 입가에서는 시종일관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대개의 연재만화와는 달리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장기간 인기를 얻는 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학부모가 된 정보통ㆍ생활미 부부. 이제는 아이의 교육 문제로 고민하며 하루하루 달라지는 아이들의 성장에 울고 웃는다. 부부가 딸 겨운이를 대안학교에 보낼 것인가를 두고서 머리를 맞대고 나눈 이야기나, 약간은 소극적인 듯한 다운이의 사고방식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이 진하게 와 닿는다.
이번 시리즈의 미덕도 여전하다. 심각한 주제의식을 담거나 생각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일상의 단면들을 유머러스하게 스케치해가는 과정에서 독자들은 부부란, 가족이란 어떤 것인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특히 이번 8권에서는 힘든 일상이지만 두 아이로 인해 정보통·생활미 부부가 기쁨과 행복을 얻는 모습에 있다. '오미자'의 뜻을 풀이해주며 “여러 가지 맛이 나는 오미자는 '인생' 같다”는 엄마에게 “엄마, 그럼 오늘 인생은 나 때문에 단맛이야?”라며 천진하게 물어오는 장면에서 가족의 힘을 진하게 맛볼 수 있다.
한편, 지난 2001년 '오늘의 우리만화상'과 2002년 '대한민국 출판문화대상' 출판상을 차지한 『비빔툰』은 이제 중국, 태국 등 아시아 국가를 넘어 독일에도 판권이 수출되는 등 국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학과지성사/지은이·그린이 홍승우/248쪽/1만1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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