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정]선진화로서 지방주권의 시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권율정]선진화로서 지방주권의 시대

[중도마당]권율정 국립 대전현충원장

  • 승인 2010-10-04 14:11
  • 신문게재 2010-10-05 20면
  • 권율정 국립 대전현충원장권율정 국립 대전현충원장
위대한 독립유공자와 전몰군경 등 국가유공자들의 위대한 업적에 힘입은 자유민주주의의 풍토 속에서 산업화의 일정 단계를 거친 우리나라의 향후 과제는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들어갈 수 있느냐다.

▲ 권율정 국립 대전현충원장
▲ 권율정 국립 대전현충원장
세계 최대 연합체인 국제연합의 192개 국가가 그려진 세계 지도를 펴 놓고, 조금만 관심있게 봐도 인구 5000만에 경제 10위권이라고 자랑하는 우리나라처럼 수도권이 밀집된 국가는 지구상에서 싱가포르와 쿠웨이트 등 조그마한 도시 국가를 제외하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인구의 거의 절반이 집중되어 있다. 수도권의 과밀, 집중 개발이 긍정적 측면에서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개별성이 존중되고 다원화된 현재의 우리나라에서는 이로 인한 전반적인 국력의 소모가 훨씬 크다고 본다. 개발 초기인 1960년대 이후 20~30년간 즉 1980년대까지 수도권 집중은 경제개발 차원에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됐지만, 적어도 1990년대 이후는 국토의 균형 개발이란 점에서 지방에 집중 개발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 접어든지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수도권 집중화는 기약없이 현재진행형이다.

서울 중심적 구조는 나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도 또렷이 남아 있다. 거의 전국에서 가장 늦게 전기가 들어 온 나의 고향에서 아무리 잘 사는 집도 자녀들을 대학에 한두 명 보내고 나면 집안이 휘청거렸다. 그런데 고향에서 살기 어려워 서울에 가서 청소부, 연탄 배달부 등 가장 하층으로 살면서도 자녀들을 대학에 쉽사리 보내는 경우를 흔히 보았다. 이러니 서울 엑소더스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다.

비교적 공직자로서 지방근무를 많이 한 나로서, 수도권인 인천에서 기관장으로 근무할 때 그 지역의 최고 언론인이 “같은 영화를 보아도 서울 강남에서 보고 와서는 인천에 와서 자랑을 한다”고 하는 말을 듣고서 실소를 금치 못한 일이 있었다. 그 말은 수도권 특히 서울 집중의식이 잠재적으로 내재돼 있다는 말이다.

마치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 주무부처인 과거의 건설부, 건설교통부 그리고 현재의 국토해양부 등 특정한 부서 또는 어느 누구만의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국토의 균형개발 측면에서 가장 본을 보여야 할 정부 기관에서도 공직자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관심사인 승진 등 인사문제만 보더라도 서울 중심이다. 마치 서울에 발이라도 걸쳐야 승진하는 것으로 당연히 생각하는 한, 지방은 영원히 하부 종속이 된다는 점이다.

나는 서울 본부든 지방 산하기관이든 어디에서 근무하든 얼마나 의미있는 일을 거양했는 가에 엄격한 기준을 두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인사권자가 서울에 있다고 해서 주변에 보이는 사람만 기준을 둘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관심은 이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할 때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곳 대전에서 승진을 했기 때문에 평소의 지방 주권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서울 등 수도권 아닌 지방은 오로지 지방이란 이유로 너무도 불이익을 받아 왔다. 한나절 교통과 실시간 정보화 시대에 우리나라의 지방 발전은 결국은 국가적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선진화의 길에 훨씬 가까이 접근하게 된다.

대부분의 정책입안을 하고 결정을 하는 지도층들도 서울 아닌 지방 출신이면서도 올챙이 시절 모른다고 서울에 안주하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보는 단견과 말로만 국토의 균형발전이란 상투적 표현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이제는 행동으로 지방발전에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국립대전현충원장으로 소망하는 바는 많은 지도층 인사들이 서울 동작동 현충원 뿐만 아니라 우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주고 관심을 갖는 점도 지방 발전을 실천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