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우체국 억대 금융사고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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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우체국 억대 금융사고 '쉬쉬'

현금수송 청경이 수십차례 범행 '3년만에 적발'… 내부공모 의혹도

  • 승인 2010-10-03 15:41
  • 신문게재 2010-10-04 5면
  • 천안=김한준 기자천안=김한준 기자
천안우체국이 현금지급기에서 수년째 거액의 고객 돈이 사라지고 있는데도 이를 몰랐다가 3년 만에야 적발하고는 '쉬쉬'하기에 급급해하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범행이 현금을 수송하던 청원경찰에 의해 상습적으로 저질러졌지만, 그동안 자체감사에서 조차 이를 적발해내지 못해 엉망인 회계관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3일 천안우체국에 따르면 현금지급기 현금수송 청원경찰 K(33)씨가 옥외 현금지급기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지난 3년간 1억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십 차례에 걸쳐 절도한 의혹에 따라 내부조사를 진행 중이다.

천안우체국은 천안지역에 41대의 현금지급기를 운영 중으로 전산망이 설치된 것만 믿고 외부 기관 등에 설치한 기기의 시재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청원경찰 K씨는 이 같은 허점을 노려 자신이 관리하는 백석동 우편집중국과 유량동 지식경제부 공무원연수원 등에 설치된 옥외 현금지급기에서 1998년부터 상습적으로 현금을 훔쳐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옥외 현금지급기는 지점으로부터 각각 4~5㎞가량 떨어진 곳에 있어 천안우체국은 그동안 전산상으로만 입출금을 맞춰와 이 같은 절도 행각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천안우체국은 현금수송 규정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옥외 현금지급기는 자금담당직원과 청원경찰, 수송원 등 3명 이상이 동행해 현금을 수송해야 하지만 업무 대부분을 청원경찰과 운전원에게만 의존해온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현금지급기의 절도가 업무특성상 내부직원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게 금융계의 지적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청원경찰의 단순절도라고 하지만 2008년과 2009년 자체감사조차 피해갈 수 있었던 점은 내부 직원과의 연관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며 “이토록 현금지급기 관리가 허술한지 몰랐다”고 말했다.

천안우체국 관계자는 “옥외에 설치된 자동화기기 금고에서 현금을 빼내는 수법으로 범행이 이뤄져 시재금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이같은 일이 처음 발생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천안=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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