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넘보던' 경남 마약조직 적발

택배이용 판매망 확대 시도·투약자 등 11명 검거… 수사과정서 대마흡연 5명도 덜미

경남지역 마약조직이 대전으로 판매망을 확대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또 국내 택배를 이용한 마약 이동이 빈번하지만 마땅히 이를 적발해 낼 방법이 없어 향후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대전경찰청 마약수사대는 30일 전국을 무대로 필로폰을 밀거래하거나 이를 투약한 김모(39)씨 등 5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투약자 문모(32)씨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공범 조모(38)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남지역 필로폰 판매책 김씨 등 2명은 지난 9월 24일 오후 7시께 경남 모 지역 농협 앞에서 환각상태에서 필로폰 12g을 일회용 주사기에 담아 대전 유흥업소 종업원 이모(39)씨에게 판매하려다 현장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또 문씨 등 8명은 김씨 등으로부터 사들인 필로폰 0.03g을 생수에 희석해 일회용 주사기로 팔뚝에 투약하는 방법으로 올 6월부터 4개월 동안 약 50회가량 투약한 혐의다.

경찰 수사결과 김씨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는 '상선'인 지역 조직폭력배로부터 필론폰을 공급받아 대전으로 판매망을 넓혀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예전에는 대전지역에 거래가 별로 없었는데 이씨와 접선을 계기로 앞으로 대전까지 필로폰 판매망을 확충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박종민 대전청 마약수사대장은 “항구와 수도권 지역에서 대전으로 마약이 유입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마약사범들이 현장 접선을 꺼리기 때문에 대부분 국내에서는 택배로 운반되지만, 국제 택배와 달리 사전에 이를 적발해 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 대전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가 필로폰 등 마약투약 사범 16명을 검거한 가운데 30일 브리핑룸에서 마약사범들로부터 압수한 필로폰과 마약물품을 공개한 뒤 담당형사가 필로폰을 주사기에 투입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 지영철기자

경찰은 사건 수사과정에서 4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12g(4000만원 상당)과 대마 2㎏, 마약자금 120여만원 등을 압수했다.

한편, 대전경찰청은 이번 사건 수사과정에서 대마초를 상습 흡연한 신모(33)씨 등 5명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 등은 올 8월께부터 2개월 동안 지역 선배로부터 구입한 대마 잎을 담뱃가루를 빼내고 그 안에 넣어 피우는 방법으로 서울, 인천 등지에서 30여 회에 걸쳐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