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문보 한서대 행정학과 교수 |
리더가 되고자 하는 자들은 활동적이고, 모든 면에서 최고여야 하고 요구를 창출해 낼 줄 알아야 하며, 열정적이고, 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는 리더가 되려면 레인보(RAINBOW)의 영문 머리글자가 표현하는 것과 같이 7가지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Right(신뢰감), Attitude(매력), Impressive(통찰력), Negotiation(협상력), Behavior(품행), Outstanding (탁월한 능력), Wisdom(지혜)을 갖고 있어야 한다.
동양에서는 리더가 가져야 할 조건으로 첫 번째 '명덕(明德)'을 제시하고 있다. 도덕적 통치야말로 국민을 부끄러움과 선에 이르게 하는 가장 중요한 리더의 자질이라고 공자는 주장하고 있다. 둘째로 신민(新民)이다. 신민은 개혁성을 말하는 것이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고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드는 것이 신민이다. 은나라 탕왕은 “넌 진실로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았는가? 그렇다면 날로 새로운 날을 만들라! 부단히 새로워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개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셋째로 지선(至善)이다. 지선은 민생의 안정을 말하는 것으로, 지선의 세계는 우리가 사는 이 땅의 현실 속에 존재해야 하는 것! 모든 사람들이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선이며 리더의 책임이라고 보았다.
동양 사상에서 이야기 하는 덕목을 제외하더라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리더들은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첫째가 결단력이다. 리더는 국가 또는 조직에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우유부단하지 않고 결단력을 보여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심한 폭풍우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2주일 이상 연기될 뻔했다. 총사령관인 아이젠하워 원수는 더 기다려보자는 참모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 출발해보자(Ok, Let's go)'라는 단호한 한마디로 지상 최대의 상륙작전을 시작했다. 훗날 무리한 결정이 아니었느냐는 비판에 대해 그는 “모든 조건이 완벽해질 때를 기다리는 장군은 결국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답했다. 둘째는 포용력과 신뢰다. 리더는 아랫사람을 믿고 그로 하여금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셋째는 비전 제시와 설득력이다. 비전은 미래의 더 우수한 상황을 상상하고 그것을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리더는 국가와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른 사람보다 더 정확히 알고 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는 배려와 자제력이다.
옛날 어느 나이가 많은 성자가 길을 가다가 두 행인과 동행을 했다. 성자가 동행한 두 사람에게 말을 했다. “덕분에 외롭지 않게 잘 왔소. 보답으로 소원을 들어주겠소. 다만, 먼저 말하는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되 다음 사람에게는 그 두 배로 소원을 들어주겠습니다.”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먼저 말하면 저 친구가 두 배나 되는 소원을 이루겠지.” 서로 상대가 먼저 말하기를 기다리며 눈치만 보다가 시간이 마냥 흘렀다. 그중에 욕심이 더 많은 친구가 “야, 어서 말해! 먼저 말하지 않으면 죽일 거야.” 분위기는 금세 험악해졌고, 그러다가 힘에 부쳐 상대에게 얻어맞은 사람이 입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나의 한쪽 눈을 뽑아 달라.” 결국, 그 사람은 한쪽 눈을, 다른 사람은 두 눈을 다 뽑히고 말았다. 지나친 욕심이 기회를 놓치고 두 사람을 다 망치게 만들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곧 나를 위하는 길이고, 서로 사는 길이다.
리더가 되려고 하는 자들은 상대와 의견이 달라도 차이를 인정하고 입장 바꿔 생각할 줄 알아야 하며,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잘 들어주어 누구든 나와 대화하기를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저 사람에게 뭔가 끌리는 것이 있다”라고 할 때는 외모가 잘 생겼거나 돈이 많거나 학식이 높아서가 아니라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남을 잘 이해하며 다른 사람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사람, 타인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리더가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원한다면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것이 아니라 먼저 자기 자신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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