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딸 붙잡고 있는데…” 알고도 속는 보이스피싱

  • 사회/교육
  • 미담

“당신 딸 붙잡고 있는데…” 알고도 속는 보이스피싱

'장기 밀매단' 자칭 송금 요구-대전 40대 여성 '공포의 30분'-딸 소재 파악후에야 한숨돌려 올해 대전서만 100여건 발생-대부분 중국활동 추적 어려워

  • 승인 2010-09-28 18:25
  • 신문게재 2010-09-29 5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돈 보내지 않으면 딸이 무사하지 않을 것이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4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지난 27일 오후 3시 30분께 괴 남성으로부터 걸려온 휴대폰을 받고 아연실색했다.

수화기에선 “엄마 나 어떻게 해. 살려줘…”라고 흐느끼는 딸의 목소리가 들렸다. 수 초간 이어진 딸의 음성이 끊어지자 자신을 장기밀매단 일원이라고 밝힌 괴 남성의 공포스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남성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으며 “당신 딸을 붙잡고 있다. 은행계좌로 돈을 바로 부치지 않으면 딸의 장기를 팔아넘기겠다”며 협박했다.

A씨는 남성과 통화를 마치고 순간 보이스피싱일 것이라고 의심했지만, 딸과 전화통화가 되지 않자 오금이 저려왔다. 딸이 다니는 학교와 학원으로 수소문했지만 헛수고였다. 하늘이 노래진 A씨는 은행에 가서 돈을 송금할까 망설이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12에 신고했다.

도룡지구대 경찰관들이 황급히 A씨 주거지로 출동하는 찰나 극적으로 딸과 연락이 닿았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A씨는 딸의 소재를 파악하기까지 30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녀는 “매스컴에서 보이스피싱 사례를 많이 접했지만 막상 당사자가 되고 나니 눈앞에 아무것도 안 보였다”며 “피해가 없어 다행이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국회 방통위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보이스피싱 신고건수는 2007년 3981건, 2008년 8454건, 2009년 6720건, 올해(8월 말)에는 3478건으로 피해액만 19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대전에서만 100건의 보이스피싱이 발생했다. 보이스피싱은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면 사기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사기 미수 혐의로 피의자 처벌이 가능하지만, 이들 조직 대부분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데다가 발신번호 추적이 어려워 경찰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들어 보이스피싱 범죄가 더욱 지능화 되고 있다”며 “다짜고짜 송금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으면 절대 돈을 부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피해 예방의 지름길이다”라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대한민국 펜싱의 역사를 이어갈 원석을 찾기 위한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시장배로 대회 몸집을 키운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검객과 가족, 코치진, 펜싱 동호인, 시민 2200여 명이 움집, '펜싱의 메카' 대전의 위상을 알리며 전국 최대 펜싱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3~24일 대전대 맥센터에서 이틀간 열전을 벌인 이번 대회는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한 대회는 올해 두 번째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펜싱 대회다. 개막식 주요 내빈으로는 이장우..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