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과 문화정책의 방향

  • 문화
  • 공연/전시

性과 문화정책의 방향

여성, 남성 보완적 존재로 사회문화적 위상 객관적 인격권으로 제대로 논의되나 성찰을 선진 문화예술정책은 차별 아닌 '구분' 배려

  • 승인 2010-09-28 14:15
  • 신문게재 2010-09-29 10면
  • 우성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우성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여성은 오랫동안 남성을 보필하는 '보완적 존재'로 인식되어왔다.

구약 성경의 창세기에서 아담으로 명명되는 최초의 인류에게 반려자를 만들기 위해 남성으로 표상되는 아담에게서 갈비뼈 하나를 빼어 배필의 개념적 존재로서 여성을 만들게 했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문화적 위상에 대한 상징적 징표라 할 수 있다.

'Man'이라는 단어는 남성을 의미하는 영어 어휘이다. 여성을 의미하는 'Woman'은 'Wo'와 'Man'의 결합된 형태다. 이때의 'Wo'는 어원적으로 'from'의 의미를 지닌다. 결국, 'Woman'이란 '남자에게서 나온 인간'이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사회문화적 이데올로기의 반영이 어휘의 성립에 개입된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현모양처의 미덕으로 얘기되는 다양한 가치들 또한 결국은 '삼종지도'나 '여필종부'의 사회문화적 가치관과 매우 긴밀한 관계에서 해석되어 왔다. 우리의 '형사취수'나 유럽의 '초야권' 또한 여성을 존재적 대상으로 파악하기 보다는 소유적 대상물로서 인식해온 사회문화적 배경을 통해 이해될 수 있다.



오랫동안 여성은 남성에 대한 보완적 존재로서 사회문화적 위상을 지녀왔고, 그에 따른 이데올로기 교육에 의해 길들여져 왔음은 분명하다. 자연의 성으로서 여성과 사회문화적 성으로서 여성은 시대와 문화권역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존재해 왔으며, 지역과 계층 및 문화권에 따라 그러한 인식은 여전히 존재하기도 한다.

이는 자연의 성으로서 여성의 역할과 위상이 사회문화적 이데올로기에 의한 여성의 위상과 사회문화적 역할이 상충되거나 대립할 수 있는 개연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기를 잉태하고, 수유를 하는 등 자연적 성으로서의 여성의 역할은 분명 남성의 역할과 존재적 차원에서 구분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우열의 평가 대상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하지만, 사회조직의 문화가치를 위한 개념들, 특히 질서이념의 수립과 형성에 있어서 여성에 대한 인식의 틀은 자연성으로서 여성에 대한 입장이라기보다는 사회문화적 가치 개념을 정립하기 위한 상대적 조건을 강제적으로 주입한 결과에 가깝다. 따라서 문화예술정책의 수립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이해는 그 기본적인 접근 태도부터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사회문화적 위상과 역할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 남성과 상대적 개념으로써 여성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소홀한 측면이 있다.

여성을 차별적으로 인식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구분'하는 것과 '차별'하는 것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태도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결여되어 있지 않은 가하는 우려다. 여성에 대한 실증적인 접근은 남성에 대한 상대적이거나 보완적인 시선이 아니라, 인격권으로서 여성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의 시각이다.

남성과 여성을 대결적 구도에서 우위의 서열에서 바라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격적 성으로서 구분될 수 있는 정도에 대한 시선과 개념이 올바로 정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ODA(공적개발원조)에 가입해 외국의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전환된 최초의 사례이며, 이는 우리에게 당당함과 의젓함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밀레니엄 개발 목표의 주요 여성 정책은 여성 교육 개발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노력 등에 집중되어 있다. 수혜를 베푸는 입장으로 전환된 대한민국 사회의 문화예술정책을 바라볼 때, 과연 우리 사회에서 문화예술정책의 계획과 수립의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에 대한 배려가 행정적 편의에 의해 구분되거나, 전통적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칫 대결 구도로 폄하되거나 차별되는 사례는 없는지, 성찰적 태도가 요구된다.

선진 사회의 문화예술정책은 '차별'을 통한 것이 아니라, '구분'에 대한 배려에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 특히 해외 이주 여성을 포함해, 보완하는 존재가 아닌, 동반하는 존재로서의 여성에 대한 호혜평등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방향성 제고와 성찰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