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동화마을 여행 |
2장의 무대는 영국이다. '해리 포터'의 런던에서부터 '곰돌이 푸'의 농장이 있는 하트필드, 매력적인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배경이 된 옥스퍼드, 자신의 전 재산을 내셔널트러스트에 기증해 윈더미어의 아름다운 자연을 지켜준 베아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 '피터팬'의 스코틀랜드와 네스호. 신화와 전설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자국의 전통과 가치를 다음세대의 문화상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영국의 힘인 듯했다.
3장에서 소개되고 있는 곳은 '피노키오'의 장소인 이탈리아 콜로디. 작가의 이름도 콜로디인데 어린 시절 살았던 마을을 필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쥘 베른이 '80일간의 세계여행'의 꿈을 키웠던 프랑스의 낭트와 네로가 '플랜더즈의 개' 파트라슈와 함께 루벤스의 그림을 보러 갔던 벨기에의 안트베르펜 대성당도 찾아보고 싶다.
마지막 4장에는 '삐삐 롱 스타킹'의 무대인 스웨덴 스모랜드와 닐스가 거위를 타고 '닐스의 이상한 여행'」 떠났던 스코너가 북유럽의 아름다운 정취를 보여준다. 진짜 산타클로스가 사는 로바니에미와 '즐거운 무민가족'의 난탈리가 있는 얼음나라 핀란드를 상상하는 것은 더운 날씨를 잊게 해주었다. 22곳의 마지막 여행지는 영원한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의 흔적이 살아있는 덴마크의 오덴세이다.
이 책의 장점은 동화의 무대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숙박에 대한 어드바이스와 교통편, 꼭 보아야 할 곳, 작가와 동화에 대한 숨은 이야기까지 꼼꼼하게 적어 놓아서 여행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가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에 추천해 놓은 3가지의 동화마을 추천코스를 보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을 만큼 가슴이 두근거린다.
책에 나오는 동화마을은 아름답고도 소박하다. 크고 멋진 고성들도 있지만 대부분 작은 시골마을이었다. 지도에서조차 찾기 힘든 작은 마을이지만 책 한권을 손에 들고 찾아오는 가족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 동화의 무대가 된 곳에서 아이와 함께 동화를 읽는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울 것이다.
그리고 동화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동화마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크고 작은 동상을 비롯해 풍차, 오두막, 공원 그리고 박물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조형물과 기념관, 행사들은 정부의 지원보다는 그곳 사람들의 성금과 자원봉사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동화를 사랑하고 아끼며 마을을 스스로 지켜내는 동화마을 사람들의 자부심이 새삼 부러워졌다. 우리가 사는 대전도 동심과 문화와 예술이 살아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대전의 곳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살려내는 것도 좋을 테고, 새롭게 문화나 예술마을이 조성되어도 기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동화마을 이야기가 우리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일지는 모르지만, 언젠가 우리도 우리만의 동화마을을 갖게 되기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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