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태어나 줄곧 제주의 혼이 담긴 작품 제작에 몰두해 온 변시지 화백(84·사진)의 작품 '검은 바다' 시리즈 32점이 30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대전 롯데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제주의 혼이자 폭풍의 화가로 불리는 변시지 화백은 지역적인 제주의 풍광만을 그리면서도,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다.
서귀포에서 태어나 6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1945년 오사카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변 작가는 22세의 나이로 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던 광풍 회전과 일본 문부성 주최 일전에 입선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어 48년 제34회 광풍 회전에서 최연소로 최고상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광풍회 심사위원의 자격을 얻었다.
그 당시 광풍회 심사위원 자격은 중견 정도 되어야만 할 수 있었던 그간의 관례로 보아 전무후무한 사건이었다.
그는 1957년 서울대의 초청으로 영구 귀국한 뒤 18여 년의 서울생활을 접고 1975년 고향 제주에 정착했다.
“바다를 그리기 위해 바다를 깊이 묵상한다. 그 묵상은 내 그림의 원동력이다. 바다는 계절, 시간 그리고 패기에 따라 변하지만, 바다에 대한 나의 존경은 한결 같다”라고 말한 그에게 제주의 강렬한 태양과 대기는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의 혼이 담긴 작품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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