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미술상' 강태성 조각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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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미술상' 강태성 조각가 개인전

딱딱한 돌에 숨 불어 넣으니… 자연현상 속 율동·굴곡·리듬 다양한 모습으로 승화 근원의 생성과 소멸 암시… 내달 1일부터 시립미술관

  • 승인 2010-09-28 14:07
  • 신문게재 2010-09-29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제7회 이동훈 미술상을 수상한 조각가 강태성의 전시가 다음 달 1일부터 31일까지 대전 시립미술관 제5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작품전에서는 작업 초기 만들어졌던 수음(1961) 외에 토루소(1961), 자매(1975), 려인(1981), 얼굴(1990), 양풍(2000) 등 모두 31점이 전시된다.

또한, 전시하기 어려운 야외 작품은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십오야B
십오야B

조각가 강태성 화백은 지난 1965년 지평선 작품을 시초로 바다와 바람, 파도 등 연속성과 율동성에 주제를 두고 작업을 해왔다.

이어 지난 1966년 제15회 대한민국 시술전람회(국전)에서 '해율'로 대통령상을 받은 강 화백은 돌이라는 딱딱한 소재에다 부드러운 감각을 부여함으로써 생명을 주고 그것을 예술로서 승화시켰다.

자매
자매

해율은 파도를 타고 흐르는 듯한 모자상으로 견고한 대리석임에도 매우 유연하고 신선한 상상력으로 환기되는 설화적인 기운이 넘치는 작품이다.

“자유 분망하게 해면에 그려지는 무수한 형상의 연속성은 율동과 진력의 조형을 낳게 하고 대해의 심오한 신비는 새로운 형상의 감각세계를 경험하게 한다”는 작가의 노트처럼 바다의 규칙적이거나 유동적인 자연현상에서 감각적인 율을 발견해 이후 작품의 주요한 모티브가 된다.

해영
해영

이로써 그는 응집과 뚫음으로 바람, 소리, 노래, 여정, 화 등 무형에서 유형의 율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와 함께 돌 안에 형성된 무늬를 자연스럽게 이용해 오목과 볼록, 그리고 이쪽과 저쪽을 뚫어 바람이 소통하고 소리가 전달되며 자연으로 소통하는 자연형질을 일깨웠다.

그의 작품에는 바람 속이나 파도 속에 인간의 모습이 등장해 탄생과 사라짐을 반복하며 자연현상에서 발현되는 근원의 생성과 소멸을 예시했다.

작품에는 조각의 요철에 의한 특징을 잘 포착해 음영에 의한 변화가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조각작품에서 항상 생각하는 공간감의 조건으로 곡선적인 율동과 공간, 다양한 면의 변화로서 입체성을 강조하곤 했다.

1971년 작품인 얼굴을 비롯해 1975년 작 자매, 1978년 작 두 얼굴 등은 자연석의 형상에서 얼굴의 윤곽이 완만하게 만들어져 오랜 세월 풍화의 흔적처럼 보이지만 빛의 조절에 따라 음영의 변화에 의해 여러 표정의 얼굴이 된다.

자연현상들의 형상화에 나타나는 리듬에 의한 굴곡과 변화 또한 명암에 의해 다양한 표정으로 작품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작품에 내재 된 신화도 엿볼 수 있다.

신화는 개인적인 소산이 아니며 풍속, 신앙, 제도, 도덕을 배경으로 나타나 민족의 신념이나 역사와 만나 민족 서사시로도 발전한다. 그의 작품 해풍, 성장, 려인 등에서 나타나는 기념비적인 내용은 신화 이전에 작가 깊이 내재 된 민족적 자긍이 배어 있음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또한 강 화백은 자연에 있던 돌을 채취해 형상성이나 작가의 감정을 불어 넣고 다시 야외로 환원하기도 했다.

나뭇잎이나 풀잎, 바람과 물에서 얻은 응축된 자연의 섭리를 작가의 이상향에 농밀화 해 성장시키고 대리석을 매개로 우리에게 선보인다.

이처럼 바다와 파도, 바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성한 이야기, 그리고 열린 공간감과 음영의 조화를 추구해 구한 예술의 꽃을 피워내고 그 향기를 자연에 환원하는 강 화백의 은은한 향기를 전시를 통해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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