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홍철 대전시장 |
지속가능한 개발의 모범적 사례는 환경선진국 스위스에서 찾을 수 있다. 스위스의 투시스(Thusis)와 이탈리아의 티라노(Tirano)를 잇는 '레티셰 철도'는 2008년 7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유네스코가 레티셰 철도에 주목한 까닭은 중앙 알프스의 고립무원 지역을 바깥세상과 소통시켰을 뿐만 아니라, 수백 개의 터널과 교량이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스위스가 자랑하는 천혜의 비경 이면에는 이처럼 인간의 손길이 치밀하고 세심하게 작동되고 있다. 스위스 레티셰 철도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조건적인 환경보존보다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친환경적 개발이 오히려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환경'과 '개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1970년대식의 개발지상주의적 사고도 지양해야 하겠지만, 개발은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환경근본주의적 사고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자신의 신념만이 옳다는 오만이 다른 사람의 신념과 대립하고 충돌하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유무형적 손실을 겪어야만 했다. 더 이상의 불필요한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개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지속가능한 개발의 관점에서 본다면, 환경과 개발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공동 목표로 한다는 의미에서 상호보완적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시의 역점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도안 생태호수공원 조성사업도 지속 가능한 개발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은 교통복지와 도시균형 발전뿐만 아니라, 대기오염 최소화 등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업이다. 지난 6월 지역의 모 대학에서 실시한 시민여론조사 결과에서 '일자리 창출'에 이어 민선 5기에 가장 중요하고, 또 시급한 과제에 선정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150만 시민들의 염원이기도 하다.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자가용의 증가를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친환경 교통수단을 많이 보급하는 것이며, 지하철이 자전거와 더불어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임은 물론이다. 다행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비확보의 전제가 되는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자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희망을 갖게 한다. 앞으로 우리시에서는 국비를 최대한 확보, 시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시민들과 약속한 도시철도 2호선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또 친환경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한편, 도안 생태호수공원 조성사업은 2014년까지 상습침수지역의 농경지를 활용해 생태습지를 만드는 것으로,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갑천 홍수피해 방지, 도안 신시가지에서 발생하는 오염원 정화기능의 확충, 새로운 도심 속 관광자원 개발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생태습지 조성에 소요되는 사업비와 관련해 '전액 국비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국토해양부장관의 답변을 얻어냄으로써 이 사업 또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도안 생태호수공원 조성사업 모두 단순한 토목사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시민들의 삶과 너무나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친환경적으로 개발할 경우 기대되는 긍정적 효과가 대단히 큰 사업들이다. 오늘날 21세기는 '환경'과 '개발'이 '녹색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통섭되고 융합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다. 이제 환경보존과 개발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낡은 사고의 틀을 깰 때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걸맞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적 개발, 현재와 미래세대 모두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지속가능한 개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을 마음으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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