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이석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 |
1997년 돈 캠벨의 『모차르트 효과』란 책이 발행되면서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모차르트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 작품448'를 듣고 난 뒤 검사를 받은 학생들의 IQ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8~9점 높게 나왔다는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의 논문이 '모차르트 효과'로 발전했다. 불가리아 심리학자 게오르기 로자노프 박사는 클래식 음악을 이용한 외국어 학습법까지 개발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외국어 공부를 하면 최소한 5배의 학습배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청각훈련과 외국어 발성을 통해 우뇌와 좌뇌가 동시에 활성화함으로써 집중력과 암기력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범죄예방에서도 '모차르트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한다.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시가 시내 우범지역에 스피커를 설치해 하루 온종일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의 작품을 들려주었더니 범죄발생 건수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음악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이론이 나와 있다.
특히 고전음악이 태교와 유아교육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정설로 되어 있다. 정서를 순화하는 인성교육은 물론이고 창의력과 지능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플로리다주는 주정부 보조로 운영되는 탁아시설에서 하루 30분 이상씩 고전음악을 틀어주는 것을 법으로 정해 놓고 있다. 조지아주와 테네시주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고전음악 CD가 예방접종 안내서와 함께 주지사 이름으로 발송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임신을 하고 산부인과를 찾아 진료를 받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육아수첩이 임산부에게 지급된다. 그때부터 육아수첩은 태아의 건강상태에서부터 산모 병원 방문일,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서 발육상태를 점검하고 예방접종 시기 등을 부모가 꼼꼼히 체크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도록 지침서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육아수첩은 육체적인 건강상태만을 체크하게 된다. 아이의 발육에 따른 정신건강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육체적 건강과 더불어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지아주와 테네시주 그리고 많은 유럽국가에서는 고전음악 CD가 예방접종 안내서와 함께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도 음악은 육예(六藝)의 하나로 중시됐다. 공동체 구성원의 화목과 질서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공자의 주장이다.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는 음악이 왕의 통치적 수단이자 백성의 평안을 이루는 근원으로 생각한바 '장악원'을 두어 국가가 음악을 장려하는 정책을 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이상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체육과 음악 두 가지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의 사항들은 음악의 놀라운 힘을 일찌감치 깨달은 현학에서 비롯된 결과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한국 교육정책에서 음악과 체육은 더욱 뒷전으로 떠밀리는 양상이다.
사회가 나만 알고 남을 모르는 척박한 세상으로 치닫고 있다. 피폐한 이 사회에 클래식 음악이 넘치게 하자! 그래서 알게 모르게 개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구석구석에 클래식 음악의 힘이 뻗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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