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소비자 자발적 참여 중요
▲ 정남석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기획조사실장 |
녹색성장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이미 수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다.
기후변화와 경제에 관한 스턴(Stern) 보고서는 지구온난화 및 이상기후로 인한 경제손실이 매년 세계 GDP의 5~2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환경을 보호하면서 성장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녹색성장이 새로운 경제발전모델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녹색성장(Green Growth) 또는 녹색경제(Green Economy)는 2000년에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최초로 사용된 이후 다보스포럼 등 국제회의 석상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2008년 8·15 축사에서 녹색성장을 '신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규정한 바 있고 올해년에 제정된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서는 녹색성장을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의 연구개발 등을 통해 경제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성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에너지 효율은 외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업종의 비중이 미국의 2배가 넘는다.
이런 점에서 에너지를 적게 쓰고 탈석유에너지 자립화 등을 목표로 하는 녹색성장을 국가의 미래성장전략으로 채택한 것은 시대적으로 적절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녹색성장 5개년 계획'(2009~2013)을 수립하여 5년간 107조원을 투입하기로 하였는데 대전과 충남도 녹색성장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대학교수 등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녹색성장위원회를 구성했다.
충남지역은 제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1인당 탄소배출량이 전국 1위이며 소득 대비 배출량도 전국평균의 3배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저탄소녹색경제 실현을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녹색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녹색산업이 성장 초기 단계로 사업위험이 큰 점을 고려해 볼 때 정책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민간부문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확실성이 큰 녹색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4월부터는 녹색기업 인증제도를 도입해 사업성, 기술성, 녹색성 등을 고려하여 투자적격인 기업 또는 사업을 선정하고 인증기업에 대해선 금융지원 확대와 판로 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녹색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나 녹색기술을 개발할 잠재성이 큰 기업이 적극적으로 녹색인증을 받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나 경제관련 단체에서 녹색인증제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기업 또는 은행을 통한 자금지원도 중요하지만, 자본시장에 의한 지분참여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은행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진 기업이나 담보가 충분한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경향을 보여 기술의 사업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담보와 신용이 약한 녹색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할 유인이 별로 없다.
따라서 녹색펀드의 도입, 벤처캐피털 투자 등의 자본시장을 통한 지분참여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
녹색성장은 단순한 설비나 인프라의 보급 확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기업, 정부 등 모든 사회구성원의 행동과 습관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경제시스템의 질적인 큰 변화가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기업, 가계 등 민간부문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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