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무호 충청지방통계청장 |
2009년 우리나라의 총 출생아 수는 44만 5200명으로 2008년에 비해 2만여 명이 감소했고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출생아수인 합계출산율 또한 2008년보다 0.04명이 줄어든 1.1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부 도시국가를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출산율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건강한 세대교체와 함께 국가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간주되는 통상적 인구 대체수준의 합계출산율이 2.1명이라고 볼 때,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1.15명은 인구문제가 국가 전반에 걸쳐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운영 및 경제 전반에 걸친 악영향과 저출산ㆍ고령화 추세로 인한 향후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저소득가정 보육시설 무료이용, 1세미만 저소득층아동에 양육비지원, 신생아 및 불임부부지원 등 '새로마지2010'이라는 기본계획을 세워 가족친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금년 4월부터는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양육비 지원과 함께 비혼모(非婚母)에 대한 그룹홈 입소기간 연장 등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충청지방통계청이 지난 6일 발표한 충청지역 출생통계만 보더라도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이 대전 9.4명, 충북 9.1명, 충남 9.5명으로 2008년에 비해 각각 0.6명, 0.2명, 0.3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대 연령의 출산은 2008년보다 감소한 반면 30대 연령의 출산은 오히려 증가해 모(母)의 출산연령대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혼인연령 상승과 미혼율의 증가는 출생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전, 충북, 충남의 2009년 총 혼인건수가 2008년에 비해 각각 6.5%, 8.9%,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출생률 하락은 더욱 가속화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최근의 저출산 경향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감이 자녀 낳기를 꺼리는 상당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어 출산율 하락은 계속 될 거라는 전망이다.
초혼연령이 늦어짐은 모(母)의 출산연령 상승과 직결되는데 불과 10년 전 1999년만 해도 모(母) 연령대 중 25~29세의 출산율이 54%를 상회하였으나, 10년이 경과된 2009년에는 35.2%로 대폭 낮아진 반면, 30~34세의 출산율은 25.5%에서 43.4%로 상승해 30세 이후 출산율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전ㆍ충청지역에서도 증감폭의 차이는 있지만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음은 물론이다. 결혼,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풍토를 바꾸기 위해서는 보다 실용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출산율이 최저를 기록한 1993년 이후 출산과 보육, 의료 및 교육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 직장여성에 대한 보육 및 육아지원, 출산 후 직장복귀 등이 용이한 사회문화적 풍토조성과 가족 친화 정책 등을 강력히 시행함으로써 30년 만에 가장 많은 신생아가 출생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새로마지2010정책'과 더불어 저소득층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연령대별로 지원범위를 차별화 하는 등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지원방법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출산과 양육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개인만의 것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정부와 기업, 개인이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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