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는 이날 한밭야구장에서 롯데와의 홈경기 전 가족과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은퇴식을 갖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날 은퇴식에서 이영우는 구단으로부터 공로패와 행운의 열쇠, 은퇴 기념액자 등을 받은 뒤 한대화 감독과 동료 선수들, 팬들과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1996년 독수리 유니폼을 입은 뒤 15년 동안 줄곧 한화에 몸담았던 이영우는 군 생활을 제외한 13시즌 동안 통산 타율 2할9푼3리, 1275안타, 135홈런, 533타점, 112도루를 기록했다. 1999년에는 3할3푼4리의 타율에 13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며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탰으며, 2001년과 2002년에는 국제대회 대표선수로 출전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영우는 2007년 제대 이후 부진을 거듭하며 이렇다 할 빛을 보지 못했고, 최근에는 어깨 부상 등의 이유로 자신의 위치를 고민하다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하는 기분은.
▲그동안 은퇴식을 많이 봤는데 막상 내가 주인공이 되니 기분이 이상하다. 울컥하기도 했고, 항상 하던 인터뷰도 갑자기 새롭게 느껴진다.
-은퇴 계기는.
▲몸 상태가 안 좋았다. 왼쪽 어깨를 수술했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 힘들었다. 젊은 후배들에게도 길을 터줘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팀에 폐를 끼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
▲시원섭섭해 하는 것 같다. 아들이 현재 초등학교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는 아들에 이어 손자도 야구선수로 키우기 위해 열성적으로 뒷바라지 하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최고의 순간은.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다. 그러고 보면 롯데랑 인연이 참 많다. 데뷔전 상대도 롯데였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롯데를 상대로 했는데 이렇게 은퇴식도 롯데전에서 하게 됐다.(웃음)
-가장 아쉬웠던 기억은.
▲군대 문제도 있지만 아픈 어깨가 가장 아쉬웠다. 나름대로 열심히 재활했는데 복구가 안 됐다. 재활도 소용이 없었다. 제대로 어깨를 관리했어야 했는데 무리한 내 불찰이 크다. 어깨만 안 아팠으면 하는 생각을 지금도 한다.
-지난 13시즌 동안 전성기였다는 생각이 드는 해는 언제인가.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2002년에 야구가 참 잘됐다. 전반기까지 타격왕 경쟁도 했고, 타율도 한때 3할9푼까지 올랐다. 야구가 즐거웠고 참 쉽다는 생각도 했다.
-은퇴 이후 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구단에서 필요로 하면 남고 싶지만 그렇지 않으면 해외연수도 생각하고 있다. 어깨 재활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당분간은 푹 쉬고 싶다./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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