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환준 충남도의회 부의장 |
우선 도지사의 무상급식에 대한 로드맵을 보면, 내년부터 모든 초등학생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2014년에는 중학생까지 급식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만 해도 내년에 625억 원, 2014년에는 무려 105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필요한 예산을 도와 도교육청이 얼마씩 부담할 것인가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 예산마저도 '친환경 무상급식'이 아닌 '무상(일반)급식'으로 제공될 때의 얘기다. '무상급식'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급식 단가가 높아져 600억 원에서 1000억 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게 된다. 당장에 필요한 '무상급식' 예산도 마련하기 어려운 판에 '친환경 무상급식'을 얘기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도의회도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가야 한다는 큰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따라서 도의회의 입장은 분명히 '친환경 무상급식'이다. 당장 시급한 '무상급식'의 불을 끄고 순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친환경 무상급식특별위원회 구성'을 잠시 미뤄 놓은 것이다. 그런데도 혹자는 마치 우리 도의회가 친환경 무상급식을 영원히 반대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도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기반은 어떠한가? 전체 경지면적의 1.3%에 불과할 정도로 너무나도 취약하다. 지금 논의해야 할 일은 우리 아이들에게 충분히 먹이고 남을 만큼의 '친환경 농산물을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무상급식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도와 도교육청이 서로 얼마씩 부담할 것인가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우선, 내년부터 시행할 '무상급식'을 완벽하게 시행하는 동시에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한 농업기반 조성, 중학생들까지 확대 시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 등을 점진적ㆍ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진행시켜야 한다. 요즘 도와 교육청에서는 내년도 예산편성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내년도 예산에 얼마만큼의 급식 예산이 반영 되는지를 보고 특위를 구성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특위 구성을 잠시 보류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도, 특위 구성을 보류한 것이 마치 친환경 무상급식을 포기한 것처럼 보여 진 것에 대하여 당혹할 따름이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재원마련이다. 재원마련이 안 되는 친환경 무상급식은 허구일 뿐이다. 너무 급진적으로 풀려고 해서도 안 된다. 로드맵에 의한 무상급식과 더불어 친환경 농산물 확대 생산을 점진적ㆍ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무상급식'과 '친환경 무상급식'의 차이는 결국 어떤 식재료를 사용하는가의 문제다. 일반 식재료를 사용하면 2500원짜리 점심을 먹일 수 있고 친환경이나 유기농산물을 사용하면 5000원 짜리 점심을 먹이게 되는 것이다.
결국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한 최상위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관건인 것이다. 따라서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논쟁을 잠시 접고 코앞에 닥친 '무상급식'에 대한 재원마련과 양 기관의 재원 부담 문제를 해결한 후에 점진적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확대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데 힘을 모으기를 이해관계인 모두에게 제안한다.
친환경급식을 제대로 하려면 도와 도교육청이 재원분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고 필요한 예산을 연차적으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 우리 도의회에서도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기반이 하루빨리 구축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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