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 사설 갤러리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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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미술관 사설 갤러리 전락

'논-페인팅전' 이응노 화백 작품 대다수 외부 판매 대여 49점중 10여점만 보관… 공공기능 퇴색

  • 승인 2010-09-16 18:15
  • 신문게재 2010-09-17 6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최근 이응노미술관에서 전시된 이응노 화백의 주요 작품 대부분이 외부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미술관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높다.

16일 미술관과 지역 미술계에 따르면 이응노미술관은 지난해 고암 서거 20주기 기념 특별전 '논 페인팅(Non-Painting)' 전을 위해 부인 박인경씨에게 작품 49점을 대여했다.

대여 작품은 클리닝 작업과 작품에 맞는 액자제작(쇼케이스)작업, 사진촬영 작업 등을 통해 60~80년대 고암의 콜라주, 태피스트리 등 35점이 지난해 11월 26일부터 올 3월까지 전시됐다.

전시가 끝난 후 지난 4월께 대여 작품 49점 가운데 20여 점이 미술품 수집 기관인 A아트센터로 10여 점은 B재단으로 판매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응노미술관은 작품 대여 당시 전시 종료와 함께 1년 동안 미술관에 보관하며 전시와 연구를 하게 돼 있지만, 작품 판매로 인해 10여 점만 보관된 상태다. 이에 대해 지역 미술계 일각에서는 이응노미술관 본래의 이응노 작품 소장, 보존 기능을 잃고 작품 판매를 하는 사설 갤러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미술계 한 인사는 “이응노 미술관은 공공미술관임에도 대여 작품으로 전시한 뒤 전국적으로 이응노 작품이 판매된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결국, 대여 작품 전시가 끝나면 이응노미술관에는 도록만 남는 거고 알맹이가 되는 작품은 다른 곳에서 소장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미술평론가는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시립미술관이 과연 시민들한테 돌아오는게 뭔지 알 수가 없다”며 “이응노미술관에서 전시한 이응노 화백의 작품은 미술관 측에 남아야 하는데 작품이 판매돼 홍보관 또는 판매처로 전락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난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이응노미술관에서 전시가 끝나고 나서 대여한 작품이 판매됐다는 것을 몰랐다”며 “설사 직접 판매가 됐더라도 주인이 돌려달라고 해서 프랑스로 돌려줄 수도 있고 다른 사람한테 판매한다며 직접 보내주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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