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길 산림청 차장 |
UN은 건조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막화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2010~2020년을 UNDDD로 정하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막이 없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사막화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막화는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우리나라가 사막화로 인해 겪는 피해액은 사회경제적 피해까지 매년 3조8000억~7조3000억원. 대부분 몽골과 중국의 급속한 사막화 탓에 빈발하는 황사가 야기하는 피해다.
2000년대 들어서 우리는 해마다 '지난해보다 심각해진' 황사로 고통받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 현상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이웃국가의 사막화로 인한 우리나라의 피해는 더욱 증가될 전망이다.
사막화로 인한 세계적인 피해는 더 크다. 사막화로 인해 전 세계는 매년 약 420억 달러(한화로 약 50조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100여개 나라 10억명이 넘는 사람이 사막화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사막화는 현재 전 세계 경작가능 지역의 44%를 파괴하고 전세계적인 식량 및 환경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 사막화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 10월에는 우리나라에서 사막화방지를 위한 유엔 회의가 개최된다. 2011년 UNCCD 제10차 총회다. UNCCD는 기후변화협약(UNFCCC), 생물다양성협약(CBD)과 더불어 UN의 3대 환경협약 중 하나로 세계 193개국 전문가 및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사막화방지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국제기구다.
지난 7일 산림청과 경남도는 이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MOU를 체결하고 협력을 공식화했다. 산림청은 지난달 세계 산림 관련 석학 3000여명이 참석하는 세계산림과학대회(IUFRO)를 훌륭하게 치른 경험이 있고 경남도는 지난 2008년 람사르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노하우가 있다.
우리나라는 황폐화한 산림을 최단기간에 복구해 세계가 인정하는 '믿을 수 없는 기적'을 이룬 저력이 있다. 과거 우리 선배 세대의 정성으로 복구한 산림은 우리들의 자랑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공적개발원조(ODA)의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됐다. 오늘 우리나라가 하고 있는 중국·몽골 사막화방지 사업과 UNCCD 총회 개최는 다음 세대의 자랑이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사막화 방지에 앞장서며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이끌어 내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막화는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이웃의 문제이자 바로 우리의 문제다. 미래 우리 아이들이 짊어지게 될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이 사막화 문제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우리 국민의 사막에 대한 관심이 세계인의 관심으로 이어져 사막에 푸른 생명이 넘치는 그날을 간절히 그려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