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중국교포 '서글픈 추석'

충남대병원 무료수술 40대 갈곳없어 발동동 복지시설 입소 꺼리고 친족입국 마저 불투명

충남대병원이 불법체류중인 중국교포 환자를 무료로 진료해줬지만 수술 후 받아줄 곳이 없어 난감해 하고 있다.

지난 4월 충남대병원 응급실에 뇌 내출혈 환자가 실려왔다. 이 환자는 심부뇌내출혈, 좌측편마비 등의 진단을 받고 2차례 수술을 받았다.

4월부터 9월말까지 병원에 입원한 기간 동안 병원비는 모두 4000여만원 정도. 이 환자는 20여년 전 관광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한 불법체류자 신분인 A(49)씨로 병원에 실려오기 전 여관에서 생활해 국내 거주 가족이 없는 상태였다.

충남대병원은 환자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겨 수술비와 특진비, 간병비 등을 포함해 1540여만원을 지원했고, 대전시는 외국인 무료 진료사업을 통해 250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했다. 하지만 치료가 끝나 퇴원 이후가 문제였다. 뇌출혈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받아주겠다는 국내 사회복지 시설도 없었고, 연락이 된 유일한 친족의 입국도 어려워 난관에 부딪힌 것.

병원측은 NGO단체를 통해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의 친족과 연락을 하고 친족을 입국시키기 위해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그러나 친족과 환자와의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가 불충분하고, 불법체류의 추가적 원인이 있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이 취소됐다.

충남대병원은 환자의 수술 후 재활을 위해 복지시설을 찾아 나섰지만, 관련 복지시설들은 거동이 불편한 불법체류자를 꺼리고 있다. 정부로부터 최소한의 복지 지원비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기관은 충남대 병원측이 최소한의 생활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기도 하다.

충남대병원은 연락이 된 친족을 이달말까지 입국시켜 환자를 인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불투명한 상태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혼자서는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자국으로 혼자 돌아간다는 것은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중국 교포인만큼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찾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