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ACE SSEE'갤러리에서 기획초대전을 열고 있는 박용선 작가가 관람객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편안함을 느낀다./지영철 기자 |
이번 전시에서는 박 작가의 설치, 영상설치, 사진, 오브제, 회화 등 다양한 미술작품을 선보인다.
박 작가의 첫 작품방식은 전통적 조각에 충실한 방법을 사용하는 동시에 약간의 변형을 가함으로써 관심을 새로이 유발하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2004년 ‘욕망으로 가득한 의자’와 ‘개, 지시하는 손’은 각각의 형태적 차이와 내용에도 개인의 경험에서 기인하는 이야기 전개가 강하게 드러난다.
▲ '유사한 시선' 작품 유리가루를 이용해 빛의 그림자를 형상화한 박용선 작가의 작품./지영철 기자 |
이번 2010년 작품들은 또 다른 작업세계가 가미되어 있지만, 2000년대 중 후반의 작업과도 같이 이어가는 것으로 읽힌다.
‘나무껍질’ 작업의 경우 숲 속에 쓰러진 나무에서 껍질을 제거, 수집한 후 작업장에서 최대한 다시 재조립 또는 재구축했다.
또한, 일명 ‘비누작업’ 연작들은 매스가 강한 전통적 조각 캐스팅 방법을 활용했다.
제작 방법상 실제 사물을 어느 정도까지 본뜬 다음 덩어리를 꺼내어 다시 조각을 함으로서 대상과 가장 유사한 사물을 구현해냈다.
특히 ‘유사한 시선’ 작품은 달빛에 드리워진 나무그림자에서 연유한 작품이다.
작가는 작업실에서 바라본(관찰) 달빛에 형형하게 드러나는 나무그림자가 어떤 지경에 이르게 되며(관조) 문득 다가와 맺히는 총체적 이미지가 작동(직관)하게 된다.
▲ 폐유를 사용해 시커먼 폐유 위에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영상을 투영하게 한 '느리게, 유연하게, 우아하게'란 설치작품/지영철 기자 |
‘느리게, 유연하게, 우아하게’라는 해질녘 시냇물의 물 비늘을 촬영한 영상을 폐유에 투사한 작품이다.
캄캄한 전시실 안에서 폐유의 냄새와 함께 격자 틀 그림자가 겹쳐진 물 비늘의 영상을 관찰함으로써 낯선 감각의 환경에 처하는 경험을 체험하게 한다.
이처럼 작업 대부분이 사물이나 일상의 여러 현상을 있는 그대로의 형상이나 상황으로 재현하고 있는 박 작가의 작업방식은 관람객들에게 다소 밋밋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현상과 사물에 관여하는 그의 시선을 통해 또 하나의 미술 세계를 탐색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박수영 기자 sy870123@
▲ 팬으로 선하나하나를 그려 실물 옷처럼 묘사한 '팬뜨게질'란 작품./지영철 기자 |
▲ 마른 나뭇잎을 이용해 만든 '잎'이란 작품.이작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잎의 일부분에 바느질을 한 모습을 접하게 된다./지영철 기자 |
▲ 철가루를 바닥에 뿌려 표현한 '유사한시선'이란 작품./지영철 기자 |
▲ 대전시 대흥동에 위치한 'SPACE SSEE'갤러리에서 기획초대전이 열려 작가 박용선씨와 관람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지영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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