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새벽 태풍 곤파스로 큰피해를 입은 태안군과 서산시 등 자치단체에 따르면 소방방재청 시·군·구 재난관리시스템에 피해상황을 1건 접수하는데 5~10분씩 걸려 공무원들의 분통을 자아내고 있다.
곤파스가 몰고온 강풍으로 태안군 피해가 12일 현재 6000여건에 400여억원을 웃도는 가운데 전 공무원들이 모든 업무를 뒤로하고 피해상황 파악과 피해접수에 나서지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공무원들이 낮 업무시간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자 업무시간이 지난 밤에 시·군·구 재난관리시스템에 피해상황을 접수하느라 새벽녘까지 야근으로 초주검이 돼서야 귀가하고 있다.
또 재난관리시스템에 10일 이내에 접수해야만 재난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인정받기 위해 일하다 보니 업무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 시스템이 원활하게만 입력되면 금방 가능하지만 10분 가까이 소요되는 바람에 한시간에 고작 10여건 이내만 입력돼 업무능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
태안군의 한 공무원은 “재난에 대비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난관리를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 업무에 비효율성을 가져온 것은 IT 강국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국가적인 망신”이라며 “재난사태를 맞아 재난관리시스템의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는데 소방방재청은 무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많은 피해접수로 재난관리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입력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시스템을 보완해 10일부터는 개선됐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야근여부는 지방자치단체가 판단할 문제”라며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재난관리시스템이란 소방방재청 주관으로 전국 지자체별로 재난유형에 따라 행정서비스를 세분화해 보다 체계적인 재해 예방 및 복구 체계를 구축한 시스템으로 2008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태안=김준환 기자 kjh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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