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물론 최근 수년 새 그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어 충남청장 자리가 경찰 수뇌부 등용문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현역 중에는 제19대 충남청장을 역임한 공주출신 박종준 경찰청 차장 내정자가 대표적인 사례. 본청 혁신기획단장 시절 치안감을 달고서 2009~2010년 동안 충남청장을 지냈다.
올해 초 경찰청 기획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수개월 만에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치안정감은 15만 경찰 중 단 4명뿐인 자리여서 충청권 배려 덕분에 박 차장이 승진했다는 일부 시각도 있지만, 경찰에서 손꼽히는 '기획통'인 그의 능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충주 출신으로 올 초부터 20대 충남청장으로 재직했던 조길형 치안감 역시 이번 지휘부 인사에서 중용됐다. 조 치안감은 박 차장 자리인 경찰청 기획조정관으로 옮겨 앉았다. 기획조정관은 우리나라 경찰의 정책과 조직, 예산 등을 총괄하는 핵심 포스트. 소위 '승진하는 자리'라는 말이 돌 정도여서 조 치안감이 이번 인사에서 중용됐다는 데 이견을 다는 이는 거의 없다.
과거에도 충남청장 출신들의 주가가 높았다.
고향이 보령으로 8대 이팔호 청장은 충남청장 재임 뒤 3년 만인 지난 2001년 치안총수에 올라 탁월한 지휘능력을 발휘했다. 보령 출신인 13대 이기묵 청장은 '경찰 2인자'인 서울청장까지 올랐고 예산이 고향인 16대 김정식 청장도 경찰대학장을 지내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경찰과 행정공무원을 넘나들며 민선 충남도지사를 지냈던 이완구 전 지사 역시 4대 충남청장 출신이다.
충남청의 한 관계자는 “충남청장 출신 인사가 잘나가는 이유는 그만큼 좋은 인물이 발탁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대부분 충청도 출신이기 때문에 향후 지역 대변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제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