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투자가이기 이전에 아버지였던 워런 버핏은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주었을까?'
피터 버핏은 음악가다. 함께 점심을 하며 투자 조언을 듣는 데 무려 30억원이 드는 워런 버핏을 아버지로 두었으니 공짜로 황금 같은 투자정보를 얻을 수 있고,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지주회사 버크셔해서웨이에서 함께 일 할 수 있음에도 피터 버핏은 음악가란 직업을 선택했다. 왜 그는 아버지의 후광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쉬운 길을 놔두고 굳이 혼자 힘으로 개척해야만 하는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일까?
피터 버핏은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에게 진심으로 열정을 느끼는 분야를 찾아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꿈을 좇아 살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물론 억만장자에 유명인인 아버지를 둔 덕에 남다른 기회나 혜택을 얻은 적도 있음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워싱턴포스트'의 사주가 써준 추천장이 스탠퍼드대 진학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던 사실도 고백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원해서 명문대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놓치기 싫어서'들어갔다는 자각, SAT만점을 받은 수재들 틈에서 손쉽게 그 자리를 얻은 자신에 대한 회의로 갈등하던 피터는 마침내 진짜 길은 음악이란걸 알았다.
피터 버핏은 이 책에서 재물 대신 정신적 가르침을 물려주고자 했던 아버지의 교육철학과 양육방식을 자신의 성장과정에 맞추어 소개하고 있다. 현재 피터 버핏은 음악가로서 또한 '변화하라, 고려차, 창조하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이름을 딴 노보 재단의 운영자로서 활발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부모의 경제력이 곧 자녀의 경쟁력이라는 이 시대의 잘못된 교육논리에 일침을 놓는다. 아울러 자녀에게 자유를 주되 방치하지 않으며 도움을 주되 의존성을 키우지 않는 균형 잡힌 부모 역할에 대한 훌륭한 본보기를 제시한다. 라이프맵/지은이 피터 버핏·옮긴이 문수민/336쪽/1만2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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