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학예사들과 1대 1로 긴밀한 소통을 통해 작업방향을 설정하고 외부초청 평론가와 함께 워크숍을 갖고 그 결과를 전시로 펼쳐보이는 자리다.
이원경 작가의 작품은 모호하고 기이한 생물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작가의 오랜 동반자 플랜트 시리즈는 식충생물의 형태를 띠는 애니멀과 식기나 공구의 단단한 금속 표면에 동물의 털을 입힌 툴 애니멀, 그리고 최근 그녀가 몰입하고 있는 철사 뜨개 작업으로 분류가 모호한 생물체들의 설치작업이다.
김미소 작가는 버려진 전구를 가지고 '안전한 곳'이라는 정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정원 프로젝트는 빛에 반응하는 폐 전구에 필라멘트가 연결된 전구를 연결하거나 전구에 5색 형광안료를 칠해서 빛을 반사케 하는 방식으로 버려진 것에 생명을 연장시켜 작품화했다.
사각의 틀에서 전력을 다해 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김훤환 작가는 무엇인가를 향한 그의 힘을 캔버스의 프레임에 나타내고 있다.
신성호 작가는 자연으로부터 축출된 재료인 동, 철, 스테인리스, 유리 등과 현재 우리사회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든 기계들의 최소 단위와도 같은 콘덴서 등 작은 부품들을 인위적이지만 자연과 가깝게 제작한 나무에 하나둘씩 붙여냈다.
이 작품은 한 인간으로서 자연의 숭고함을 바라보고 소통을 시도하는 새로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경란 작가의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을까?'는 우리를 지배하려는 권력이 작동하는 영역들을 소재로 다뤘다.
국민을 여전히 통제와 복종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리는 국가권력의 공간을 비롯해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이라는 거짓 이미지를 내세운 자본주의의 상품, 우리의 생각을 조정하는 신문이라는 미디어 권력 등 현대의 권력, 그 교묘한 위장술을 표현했다.
모든 것이 성숙해지는 가을 문턱에서 수많은 가능성으로 가득한 미래가 있는 청년작가들의 이야기가 담긴 전시를 통해 풋풋하고 아름다웠던 청춘의 시절을 되새겨보는 시간이 될것으로 기대된다./박수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