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올 봄 일조량 부족에다 여름에는 태풍으로 올 농사는 흉년”이라며 “태풍이 또 올라온다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강풍을 동반한 태풍의 영향으로 도내 과수 농가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낙과 피해가 커 서민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6일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서산과 태안 14개 시군에서 사과 1500㏊, 배 1107㏊ 등 모두 2760㏊의 면적에서 과수 낙과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사과의 경우 전체 재배 면적 2300㏊ 가운데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는 등 도내 과수 재배 면적의 30%에 피해가 발생했다.
단순 낙과는 그나마 형편이 조금 나은 편이다. 강한 바람에 가지가 심하게 손상되거나 뿌리가 뽑힌 나무는 한동안 재배가 불가능해 농민 피해는 더 크다. 또 포도의 경우 사과, 배와 달리 한 송이만 떨어져도 상품성이 떨어지지만 30% 이상 낙과하지 않으면 재해보상 대상에서도 제외돼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과수 재배 농가들은 올 봄 일조량 부족과 냉해로 이미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태풍 피해까지 발생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정민주(51·예산)씨는 “올 초부터 날씨의 도움을 못 받더니 결국 수확을 앞두고 큰 일이 벌어졌다”며 “앞 일을 생각할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연재해로 인해 과수 농가 피해가 계속되면서 과일 가격이 높아져 추석을 앞둔 서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사과와 배 가격은 올봄 이상기온과 여름철 폭염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0%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강수와 강풍으로 가격은 더 올라 사과(대과)는 5㎏기준으로 작년 3만원에서 4만5000원 사이에 형성되던 가격이 올해는 3만5000원에서 5만 원까지 올랐다.
이와 관련 충남도는 농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과수 가격 안정을 위해 낙과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박윤근 충남도 자치행정국장은 “피해농가의 손실을 조금이나마 보전하고 어려움을 조기에 극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낙과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시우 기자 jabdaj@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