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 미술관 설립 당시 취지와 달리 건축적 미학 살리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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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 미술관 설립 당시 취지와 달리 건축적 미학 살리지 못해

  • 승인 2010-09-05 11:50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뮤제오그래피(박물관 디자인)를 실현한 국내 최초 모델로 평가되는 이응노 미술관이 당초의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응노 미술관은 프랑스 건축가 로랑 보드엥이 이응노의 예술세계를 건축물로 승화시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난 2007년 5월 건립됐다.

 미술관을 살펴보면 전통건축 공간 요소인 담, 마당의 개념을 적용해서 내부 전시공간과 외부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표현해 설계했다.

특히 이응노 미술관은 고암의 예술과 건축가 보드엥의 건축세계가 조화롭게 만나 건축물만으로도 하나의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건축물을 통해 이응노 예술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시 관람객뿐만 아니라 건축학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술관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햇빛으로 인한 전시 작품의 색바램과 온도 상승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술관 내 가벽을 설치해 지역 건축ㆍ미술계에 빈축을 사고 있다.

 미술관 내 설치된 가벽은 다소 인위적일 뿐만 아니라 고암의 문자 추상을 건축으로 형상화한 미술관의 본래 취지인 ‘고암의 상징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게 건축ㆍ미술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이응노 미술관은 전시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바깥풍경이 보이고 자연광이 전시실에 가득해 다른 미술관에서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왜 가벽을 설치 했는지 모르겠다”며“고암 문자추상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미술관 건물을 통해서도 고암의 예술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본래의 취지와 다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지역 건축 전문가 A씨는 “건축가 드보엥이 미술관 전면을 유리면으로 설계해 자연 채광을 순정해서 작품을 전시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미술관의 기본 개념을 살리기위해서는 가벽설치가 아닌 천장에 빛 조절을 통해 그림에 직사광선이 영향을 안주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박수영 기자 sy870123@
 
※ ‘뮤제오그래피’ 박물관 디자인이란 뜻으로 건축물 외부는 물론 내부 전시실을 작품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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