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에 힘이 실리면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와 대전농협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반면, 금고 선정 때마다 호시탐탐 입성을 노렸던 신한은행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2일 대전시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빠르면 이달 중 결정되는 시 금고 선정 방식에 대해, 현 시 금고인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와 대전농협은 물론 도전자인 신한은행 등의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대전시는 오는 12월 시 금고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다음 달까지 3년 계약기간의 시 금고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빠르면 이달 말 시 금고 지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심의위원회가 염홍철 대전시장이 선택한 선정방식에 대해 적정성 여부를 심의하고 동의하면 최종 선정 방식이 결정된다. 결국 열쇠는 염 시장이 쥐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염 시장이 수의계약 가능성을 언급한데다, 지난달 대전시의회가 수의 계약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대전시의회의 관련 조례 개정안이 공포됐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는 경쟁 방식과 무관하게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가장 많은 영업점을 보유한 만큼, 경쟁입찰을 해도 시와의 협력사업과 지역사회 기여 실적 등 각종 평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복지만두레와 대전시티즌 후원 등 굵직한 현안사업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는 등 긴장의 끈을 풀지 않고 있다.
가장 여유 있는 곳은 대전농협이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라는 든든한 우군이 수의계약 성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만큼, '무혈입성'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경쟁입찰 도입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복지만두레와 대전시티즌 후원은 물론 소아암 환자 지원 사업에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정중동(靜中動)이라 할 수 있다. 수의계약 가능성에도 불구, 경쟁입찰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영업점이 19곳으로, 시민 편의성 평가에서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단행된 인사에서 대전·충남본부장을 교체하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시금고 선정을 앞두고 지역사회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던 3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대전시에서조차 '인색하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포기한 게 아니라 우선 목표는 경쟁 입찰 방식이다. 관망하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의 예규가 나온 후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광역시·도는 모두 수의계약을 택했다”며 “부산과 제주, 광주 등은 경험 없는 은행엔 자격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지역사회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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